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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Nov 26. 2023

목적지 없는 여행의 시작

그럼에도 '현재'에 충실해 보자

"안녕하세요. 신입사원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드라마에서 들어봤을 법한 멘트 아닐까? 회사의 크고 작음을 떠나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언제나 좋은 떨림이 가득한 말. 바로 '신입사원'이라는 말일 것이다.


 앞서 연재했던 다른 글들의 연장선 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었든, 잘하는 일이었든, 회사의 크기가 크든 작든 일단 여러분은 본인의 커리어상의 Start점에 서있다. 그리고 이 달리기는 필자가 비유할 때 '마라톤'과 같다고 비유할 수 있겠다. 


 독자 여러분들 중에 마라톤 혹은 10km 이상의 달리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장거리 달리기를 하기 위해선 '속도 조절'과 '체력 Save'가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라고 공감하실 것 같다. 

 사실 두 단어가 모두 같은 의미이기도 하다. 속도를 조절함으로 인해 체력을 절약할 수도 있고, 체력을 아끼기 위해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직장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고 바로 이 '장기 레이스'를 본인의 Pace와 적절한 체력 안배를 통해 즐겁고 다치지 않게 달리는 것이 필자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들어와 첫 부서를 발령받은 이후, 필자가 입사하시 전 멘토링을 받았던 선배라든가, 인사과의 채용담당 멘토들에게 연락하여 도움을 구하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현업'으로서 내가 감당해야 할 숙제들과, 그 당시 나의 멘토들이라고 생각하던 분들의 '현업'은 달랐기 때문에, 점차 자문의 빈도가 줄어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 자리를 자연스레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선배나 동기들, 조금 지나면 후배들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경험을 얻는 등의 일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여러분의 첫 '커리어'가 힘차게 출발하는 것이다.


 필자는 학창 시절과 대학생 이후의 사회생활을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방향 설정' 자의성이라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까지는 이 방향설정이 대부분 타의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다. 주된 방향은 아무래도 '공부'가 아닐까? 열심히 수학해서 좋은 대학을 가면 좋은 인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어른들의 믿음. 그 믿음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므로, 특별히 별생각 없는 아이들은 그 시절 공부만을 하며 대학에 입학한다. 


 그 이후로도 개별적으로 방향 설정을 해주는 부모들도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지만, 한해 한해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스스로의 경험과 성공사례 그리고 실패를 겪으며 자신의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대학에 입학해서야 드디어 자신이 흥미 있는 일들을 찾아내는 활동들, 자신이 일원이 되고자 하는 회사에 입사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들, 사회인이 되어서는 본인에게 부여된 과업을 잘 이행하며 커리어패스를 닦아 나가는 것들. 모두 다 우리는 각자의 삶의 방향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경험하고 있는 사회, 즉 회사에서도 '첫 프로젝트'만 HR매니저에서 인도해 줄 뿐이다. 나머지 그 이후의 일들은 온전히 '본인 스스로' 찾아 나가며 조직 생활을 해 나가야만 한다. 


 어느 부서도 그렇고, 특히 IT 쪽 개발 혹은 운영부서들에서는 주어진 예산에 따라 프로젝트 인력을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게 유연한 조직화를 많이 갖춰놓았다. 그렇지 않고 인력이 경직화되어 있는 경우, 대외환경의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이 타 조직으로 '언제든'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생활을 하는 것이 마음에 편하다. 

  

 조직 이동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는데, 첫째는 본인이 손을 들고 타 부서로 이동하는 경우이다. 이럴 경우에도 크게 두 가지로 성격이 나뉘는데, 더 나은 처우와 자리를 어느 정도 확약받고 옮기는 상향 이동이 있고,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업무적으로나 사람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탈출' 하는 이동이 있다. 현재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은 조직 내 이동이기도 하지만, 회사를 바꾸는 '이직'하고도 맞물려 있는 공통의 이야기들이다. 


 상향이동이야 특별히 문제 될 건 없다. 본인의 능력을 타인이 인정하여 모셔가는 경우기 때문에, 본인에 대해 '기대치'가 조금 높아 그걸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 정도를 빼면 나쁠 게 없다. 하지만 '탈출' 성 이동의 경우, 사람이 늘 그렇듯, 어느 조직을 가나 업무의 장단점이 있고, 기존 조직 내의 문화가 각자 다 다르기 때문에 탈출하는 곳을 '유토피아'라고 여기면, 꽤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니, 이점은 꼭 인지하였으면 좋겠다. 탈출하는 경우에는, 스스로 한 가지라도 이동하는 조직에서 해소 혹은 만족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그런 부분들만 해소하는 것에 만족해야지 모든 걸 다 만족시키려고 하는 조직 이동 혹은 이직은 없다는 것을 알고 계셨으면 좋겠다.


 둘째로는, 조직에서 나를 지목해 타 부서로 이동시키는 경우이다. 보통 이런 경우는 대외환경에 의해 기존에 있던 과제가 쪼그라들거나, 아니면 다른 곳에 있는 과제가 규모가 커지며 인력을 소싱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편이다. 


 보통 한국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주입식 교육에 익숙하고, 참아내는 것을 유능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 이런 경우 별말 없이 가곤 한다. 필자가 여기서 한 가지 꼭 이야기를 드리고 싶은 부분은, 이동되는 부서에서, '본인'이 그곳에서 얼마나 잘할 수 있는 일이 주어지는 것인지는 꼭 해당 담당자와 먼저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 좋다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다. 


 이 글의 제목이 "목적지가 없는 여행"이라고 선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3~5년 차가 되면 점차 다른 조직으로의 이동을 자의든 타의든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생겨난다. 이때 정말 까딱 잘못하면, 본인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다른 동료들이 Core 업무를 진행하며 인정을 받고 있을 때, 뒤에서 뒤치닥 거리만 하며 전혀 빛을 받지 못해 사회생활 간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그렇다고, 조직이동을 주저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건 절대 아니다. 한 조직에서 오래 머무르면 분명 스스로 '나태함'이 커진다고 필자는 항상 스스로 경계하고 있다. 본인이 '해보고 싶은 업무'가 있는데, 새로운 조직에서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뽑거나, 조직이동 시 지금 곳 보다 조금 더 돋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 설 때 이동을 해도 좋다는 것이다. 그저 단순한 호기심에, 아니면 그곳에서 사람 많이 뽑는다고 해서 손들라고 하니까 이런 동기로 간단히 조직이동을 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그런 마음으로 새로운 조직이든 회사든 갔을 경우, 자신만의 목표가 없다 보니 결국 '남'이 시키는 일만 하면서 실속은 못 챙기는 상황들이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제 첫 사회에 발을 내디딘 많은 독자 여러분들을 항상 응원한다. 처음 회사에 입사하고, 첫 과제에 발령받은 설렘도 잠시, 고객에 치이고 업무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며, 우리는 연차가 쌓여간다. 항상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잘 기록하고 메모하며 본인의 강점을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자. 이런 관심은, 본인의 커리어에 있어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울러,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아무리 이 조직의 마음이 떠서 내가 떠날 사람이라고 공언이 되었음에도, 항상 겸손한 자세와 함께 맡은 바 업무에는 프로페셔널한 마무리를 동료들에게 뽐내야만 한다. 그런 마음가짐과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은, 본인이 어려운 환경에 놓였을 때, 누군가가 손을 내밀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언제나 사람이 잘 나갈 수만은 없으며, 어떤 이유에서든 시련은 닥치기 마련이다. 이럴 때 본인이 쌓아둔 그간의 '평판'은 본인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내는데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임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


 비록, 목적지는 없는 여행이라 불안함이 많을 것이다. 필자도 그러하다. 13년을 직장생활을 했음에도, 이 여행이 그리 가볍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하지만, 본인의 강점을 잘 파악하며, 현재 주어진 과업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는 사람들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로부터 본인이 어려움에 빠질 때 많은 도움을 받거나, 조직을 스스로 '선택' 해가며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글에서 이야기드리고 싶었다.


 불안한 첫 발걸음이지만, 앞으로 한 발짝 한 발짝 힘 있게 나아갈 청춘 여러분을 필자는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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