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난제, 투자
"어, 어, 왜 오르지...?"
"어, 오늘은 왜 내리지...?"
정말 거의 1년 전의 일이었다.
우연히 알게 된 토스뱅크 주식 모으기에서, '미국 주식'에 대해 알게 된 것이었다. 천 원 단위로 매일 모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 적이었고, 그걸 통해 소소하지만 확실치 않은(?) 행복을 얻기도 했었다.
이런 작은 변화는, 지금생각해 보면 내 삶에 꽤 많은 변화를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지난 한 해, 토스뱅크로는 미국주식 위주로 적은: 금액이지만 판돈을 걸고 배팅을 해 보기도 하였고, 나도 몰랐지만 입사한 후 10년 동안 23만 원씩 꾸준히 넣어두었던 연금 저축 펀드를 연금 계좌로 이전한 후에, 그곳에서 국내 해외 가릴 것 없이 투자를 해보며 '주린이'로서의 첫 발을 내 딛었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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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내가 브런치 스토리에 작성했던 글처럼, 결국 '주식은 도박판' 이구나를 깨달음을 얻고, 수업료를 지불한 뒤 퇴장을 했었던 아픈 경험이 있다. 그렇지만 연금계좌에서 하는 주식투자는 가져갈 수밖에 없었는데, 당장 돈을 빼게 되면 꽤 큰 세금을 내어야 하기 때문에, 투자를 이어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점차 그간 내가 투자해 왔던 종목들에 대해 성과 분석을 해보며, 어느 곳에 어느 기간 동안 투자를 했을 때 내가 원하는 수익률이 나오는지에 대해 고찰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런 생각들을 하며 내가 내렸던 빠른 결론은 "미국 우량 배당주 투자"였었다. OOO 커버드 콜 과 같은 상품 들이었는데, 월 배당 수익률도 높으면서, 내가 생각하는 저점에 분할 매수 했을 때 +5% 정도의 매매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
게다가, S&P500 혹은 나스닥과 같은 대표 지수 ETF 등도 포트폴리오에 담고, 월 배당금을 받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이어나갔었는데, 크진 않지만 안정적으로 수익률이 현재도 나와 주고 있다.
연금 저축에서 하는 ETF투자는 내가 나이를 들었을 때 노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며, '장기 투자'라는
나름의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우상향' 하는 시장에 배팅을 하면 크게 위험할 것이다 없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 연금저축에서 하는 투자는 잘 해내고 있다. 그런데, 단기/중기적으로 자산을 늘려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떻게 하지...?' 라는 고민이 들던 시기가 올해 초부터 이다. 작년 여름, 호되게 불나방처럼 미국 개별 주식에 뛰어들었다가, 수업료만 내고 퇴장했던 아픈 트라우마가 있어 CMA등에 넣어 두거나, 연금 저축 펀드에서 갖고 있던 미국 배당주 ETF 등을 운용해서 조금씩 수익을 내고 있었다.
다시, 문제의 본질을 보기로 하였다.
'어차피, 월급과 부업에 대한 가처분 소득을 CMA등에 넣어봤자, 이거 가지고는 자산 증식이 어렵지 않나...?'
작년 투자했던 미국 개별주식 포트폴리오들의 가격을 다시 살펴보기 위해 그간 삭제했던 토스뱅크 주식계좌를 새로 하나 만들게 되었다.
분석 결과, 내가 작년에 투자했던 종목들은 이미 현재 1.5배 정도의 성장이 있었고, 주식을 처음 접하고 마주했던 파란색 하락 수익률에 공포를 가졌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때 주식은 매우 '저가' 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용기를 내 보기로 하였다. 문제와 다시 마주하기로 하였다. 어차피 빚을 지고 하는 투자가 아니다 보니, 이번만큼은 절대 '마이너스 수익률 때 팔지 말자. 돈을 잃어버리지 말자'라고 되뇌고 되뇌었다.
올해 3월부터 그렇게 다시 미국 개별 주식 시장에 다시 발을 디뎠다. 내가 타깃 한 주 종목은 현재 뉴스에서도 자주 오르락 내리는 AI섹터의 총아, N주식이었다.
처음에는 SPY, QQQ 등의 ETF를 병행하며, 적립식으로 꾸준히 넣다가, 음봉이 발견되면 투자금을 증액하는 식으로 이어 나갔다. 그러다 자연스레 수익률 면에서 N주식과 다른 ETF들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며 나의 투자금 대부분은 N주식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었다.
투자를 하며 두려웠던 적도 있다. 하루에 -10%가 빠지기도 하고, 그걸 새벽 5시 눈을 깨고 나서 주식창에서 결과를 지켜보고, 시드 머니가 다 떨어져 존버를 할 수밖에 없던 시기가 가장 두려웠던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 배팅은 현재 나에게 큰 Total Return으로서 나의 자산을 불려 주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이번만큼은 아울러 '어깨'에서 팔아보자.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깨가 두 곳이 있는데, 올라가기 시작할 때의 어깨가 아닌, 한번 내려올 때의 어깨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며칠 전 뉴스에서 호들갑을 떨며 이야기하던 'N사 주식, 하락 시작했는가?'라는 기사를 보고, 전고점 대비 주식 가격이 조금 떨어졌을 때, 미련 없이 다 매각했다.
'주식 판돈으로 뭐 할까? 여행을 갈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하였었지만, 연금 저축 보유 분과 더불어 자산이라고 하면 아파트 한 채가 전부다 보니, 현금 흐름이 너무 약한 우리 집의 환경을 생각해 볼 때, 샴페인을 터트릴 단계는 아닌 거 같아 아무 구매 활동도 안 하고 있는 상태다.
투자는, 해도 걱정이고 안 해도 걱정인 거 같다. 하면 내 투자금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고, 안 하면 나 혼자 상승분을 못 먹고 벼락 거지가 될 거 같다는 불안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투자를 이어 나가야겠다.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는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결국 부익부 빈익빈인 것 같다. 돈과 인재가 몰리는 곳에 조금이라도 더 기회가 있음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고, 연금 저축 펀드에서도 지금과 같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관리하며 노후 자금 확보를 위해 투자를 이어 나가야 될 거 같고, 개인 계좌에서 했던 투자금 일부를 이번에 개설한 ISA에 넣어 미국 ETF를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분할 매수할 생각이다. 마찬가지로, 남은 투자금은 여전히 미국 개별주식에 분할 매수할 예정이다.
N사 주식을 보유하고, 상승장을 지나갈 때의 경험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도파민 중독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소위 돈복사가 되어 있었고, 모두가 환호를 지르는 축제 분위기였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축제는 지금 현재 끝났고, 분위기 파악 못하고 나중에 온 하객들은 다소 간의 인내를 해야 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결국 다시 N사일 것이다. 아직 너무나도 강력한 가격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설계 회사가 아니던가. 그렇지만 조금 긴 호흡으로 천천히 분할 매수 해보려고 한다.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당장 나더라도, 팔지 않을 것이다. 결국 존버하면, 언젠가는 평 단가에 도달할 수 있고, 상승장 때 수익률을 반드시 얻어갈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전제는, '우량주'를 구매했을 때의 일인 거 같다. 하루하루 주가가 10%씩 널뛰기하는 비 우량주를 이전과 같이 구매하고, 하루 살이 처럼 단타 매매를 하는 우매한 행동은 하지 않기로 다짐해 본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투자의 세계에서 살아남기엔 너무 어렵고 고통스럽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이 어려운 길을 나아가야 한다고 스스로 독려하며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