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골리앗이 되어 있었네
이번 주 화요일, 새로운 핸드폰으로 교체했다. 갤럭시 S21이라는 녀석인데, 매우 영롱하다.(색은 바이올렛)
사실 근 2년 동안 갤럭시 보급형 폰을 사용 중에 있었다. 원래 그 이전까지만 해도 계속해서 플래그십 모델을 쓰곤 했었는데, '사진'이라는 취미가 생기며, 폰카로는 해결되지 못하는 나의 갈증을 폰이 풀어줄 리 만무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당시 내린 결론은 '사진 품질이 좋지 않아, 플래그십 핸드폰도 크게 의미 없다.'였다.
원래 내가 쓰던 폰은 기능에 큰 이상은 없었지만, 베젤이 생각보다 넓고 무게가 상당하여 사용하는 내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작년부터 교체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번 주 화요일 실행을 하게 되었다. 현재까지는 새 핸드폰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비드 한 느낌과, 확실히 차별된 가벼운 무게로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언박싱을 자체적으로 하고, 요 며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본 나의 경험으로서, 요새 출시된 폰카의 화질은, 야간 샷 빼고 아주 상당한 화질을 보여주는 거 같다, 사실 큰 기대 안 했는데, 둘째 아이를 찍어주고 확대해본 결과, 생각보다 기대 이상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다. 분명히 2년 전에는... 이 정도로 폰카가 좋지 않았었는데.' 기술의 발전이 놀랍다는 생각을 하였다.
물론 밤에는 센서 크기 차이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낮에는 쓰는데 크게 불편함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요새 폰카는 잘 나왔어, 너도 써봐 다를걸?"
"에이, 형님, 폰카로 무슨 사진을 찍어요. 법인카드 영수증 찰칵 용이지"
폰카 유저와 카메라 충간, 실제 주고받던 대화 일부인데, 내일은 그 형한테 가서 사과해야겠다.
이렇게 카메라 센서와 후보정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줄은 미처 몰랐다.
'너만 똑똑한 줄 알지? 세상 사람들도 다 똑똑해'
카메라를 들인 이후, 거의 모든 사진을 카메라로 찍어 그런가, 스스로 카메라 센서가 작은 모델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폰카 유저 포함)을 은근히 무시했었나 보다. 나 또한 작은 카메라부터 시작해서 사진 생활 영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내가 무슨 작가님 되시는 양, 이리도 오만했었나 보다... 싶다.
이제는, 인스타그램에서도 프로필에 당당히 폰카를 가지고 찍는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사실 진화된(?) 폰카를 써보질 않았던 내 경험상, 결과물의 차이가 상당할 것이라는 편견 속에 갇혀있었는데,
직접 써보니 이제야 폰카를 사용하는 작가님들의 상황이 이해가 된다.
작품은, 도구가 좋다고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잠깐 잊고 있었던 거 같다.
나 또한 다른 헤비 카메라 유저에 비하면 '헝그리 유저'이고, '돈 없는 아웃복서'로서 활동하며 각종 커뮤니티나, 제조사 인스타그램 경품 이벤트에 쏠쏠히 당첨되며 '장비가 다가 아니다'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다니느라 언더독이라 여겨 왔었지만,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 눈에는 '카메라 들고 다니는 수상한 아저씨'라고도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카메라를 아직은 팔거나 내치고 싶은 마음은 아직 없다. 겨울을 제외한, 봄/여름/가을 3 계절 밤마다, 밝은 단렌즈 하나 끼고 걷는 서울의 밤 산책은, 나에게 큰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그래도 이제 폰카의 능력을 확인했으니, 중요한 순간들, 특히 카메라가 없는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사진기로써의 역량을 발휘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또 하나의 카메라가 생긴 느낌이라 사진 찍을 생각에 가슴이 웅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