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몬드는 낯선 장소에서 눈을 떴다 그의 모습은 전과 같았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
“... 없다”
“뭐가 없어?”
레이몬드는 살기가 느껴지는 쪽으로 고개르르 돌렸다 그녀가 누구인지 파악하자마자 이곳이 어디인지 자각이 들었다 흔하디 흔한 하이틴 로맨스에 클리셰란 클리셰를 죄다 때려 부은 소소설 속 악역 카셀 블린트가 표독스러운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독보적인 아름다움으로 모든 걸 가졌지만 그녀가 가지지 못한 단 한 사람 남주 린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슨 짓이든 저지르다 끝끝내 그 손에 죽음을 맞이하는 악역이다
놀라운 점은 소설 속 남주와 레이몬드는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었다
카셀 블린트는 노려보는 것을 멈추지 않은 채 삐딱한 걸음걸이로 거만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분명 이 묘사는 여주 앞에서만 하는 것이다
코앞가지 다가온 카셀은 그를 한 번 훍어보고는 비웃음을 흘렸다
“설마, 너 같은 애 를 린델이 좋아할 거라 생각한 건 아니지?”
‘오 맙소사’
‘여주인공으로 빙의된 게 나야??’
레이몬드는 현실을 부정했다
‘아냐 그럴 리 없어’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난 그저 친구로...”
“치인구우?”
카셀이 코웃음 치며 눈을 부라렸다
“웃긴다 얘, 나 눈웃음치면서 꼬리 치는 거 알거든?”
“... 그래”
‘기운 빠졌다 답 없는 애랑 말 안 통하는 대화도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전부’
그때 누군가 다가왔다 보나 마나 카셀이 이렇게 놀랄만한 애는 린델이..
생각은 거기서 끊길 수밖에 없었다 린델의 모습이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레즈 물이라.... 어지러운데’
린델이 레이몬드의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가자!”
설정에 따라 덩달아 연약해지기라도 한 건지 팔을 뿌리칠 재간이 못 되었다
‘ 이거 놔, 난 남자라고!!’
‘오해다 난 남자야! 레즈가 아니라... ’
“나 널 좋아해”
“.... 어?”
‘난... 남자...... 없다 씨발’
순간 눈앞이 뱅글뱅글 돌면서 눈이 떠졌다
화이트 새를로트의 앞에서 깨어났다 도대체 이 병동에 무슨...
“저기”
말소리가 들려 위를 바라보자 반투명한 화이트 샤를로트가 있었다
“당신을 본 적 있어요”
“당신은...”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답니다”
“당신은 가문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원작대로 진행되어야 해요”
“작중 여주인공인 미샤 화이트와의 이야기가 전개되어야 하죠”
“하지만 아까 그건....”
“우연이었지요? 후후 걱정 마세요 그 뒤는 제가 알아서 하겠답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아쉽지만”
“전 그녀가 있는 곳을 모릅니다”
“눈을 감으세요 당신은 이곳에 어떻게 왔나요?”
“....... 화이트 샤를로트가 있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