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열매

Fruit of Magnolia

by 설렘수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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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따라 식물그림 작업이 이루어지길 정말 희망한다.

하지만 마음이 느린지 붓끝이 느린지... 세밀화 작업을 하는 동안 계절이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봄 작업이 여름까지 이어지거나 전년 겨울에 시작하고 아직 못 끝낸 겨울 작업도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는데 더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지나치니 못 먹어서 아쉽고 또 먹고 있는 음식의 맛을 잃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하는 것과 같을까?(비유가 맛나....) 하고 싶은 말은, 이번에 계절을 따라 그린 백목련 작업은 흥이 꽤~많이 차올랐다는 것이다. 이번 글은 백목련 작업의 가을 열매 이야기이다.


백목련은 몇 년 전부터 스케치와 관찰사진을 모아두고 그릴 시기를 보고 있었다. 큰 작업은 섣부르게 시작하지 않는다. 어떠한 이유이든 그리게끔 끌어당기는 시기를 기다리는... 뭐 그런 마음이 있다.

image_1669602639223_1500.jpg 지난해 묵혀 둔 스케치작업_ 새로 그리게 되어 폐기되거나 일부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최신 관찰 자료를 이용하거나 그동안에 새로운 구도로 마음이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백목련 작업은 그동안 묵혀온 만큼 크기도 커졌다. 계절을 따라 봄에 꽃을 그렸고, 여름에 잎과 가지를 그렸으며, 가을에 열매를 그렸다. 그리고 이 가을~ 가을 열매 부분이다. 백목련 그림의 귀퉁이를 작게 차지하고 있지만 즐겁게 춤추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빠르게 작업했다.


<간단 백목련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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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과 백목련은 서로 다른 종의 나무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목련 꽃 작업을 소개할 때 언급해 보려 한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하얀 목련은 대부분 백목련인 경우가 많다. 백목련은 중국 중부지방이 원산지이며 주로 관상용으로 심는다.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어서 자생식물이라 여겼지만 재배식물이다.


백목련 열매는 골돌과로서 원기둥 모양이며 8~9월에 익고 길이가 8~12cm로 갈색과 빨간색이다. 골돌과 follicle 하나의 봉선을 따라 과피(果皮)가 벌어지는 단단한 열매로 박주가리, 작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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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의 열매는 다 익으면 봉선(주머니의 재봉선 같은 옆줄)이 터지며 종자가 나온다.

외피 속에는 까만 씨앗이 들어 있다.

image_1669603036441_1500.jpg 목련 열매의 효능은 폐와 기관지, 그리고 축농증에 좋다. 또한 위를 튼튼하게 하고 종기에 좋으며 소화에 도움을 준단다.

image_1669603193324_1500.jpg 성남 은행식물원에서 만난 백목련 열매, 볕이 잘 드는 곳이어서 그런지 열매가 달렸다.

도시에서 백목련 열매는 보기 드물다.

우리 마을에도 백목련 나무는 많은데 열매는 보기 드물다.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목련이 열매를 맺기 어려운 이유는 목련 꽃이 너무 일찍 개화하다 보니 서리에 맞아 얼어버리는 경우가 많고, 또한 추위 때문에 벌이 목련 꽃에 접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image_1669603304708_1500.jpg 6월/ 영글지 못하고 떨어진 백목련 나무 열매들



백목련의 열매 모습은 평범하지 않다. 열매 모습만 보여주면 무슨 꽃의 열매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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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열매가 이리 기괴하고 못생겼어?”

“벌레집인가?”

모양이 특이해서 못생기고 징그럽고 흉하다는 소리까지 듣는다. 식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이것이 목련 열매란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가족도 내가 그린 목련 열매를 보고선 “이게 뭐야?” "징그러워~"한다.

나는 관심과 더불어 그림까지 그리니 보는 구석구석 멋지고 신비롭기만 한다.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면 생각은 바뀌기 마련이다.


이렇게 백목련의 꽃은 고혹적인 귀부인 같고, 열매는 거친 무뢰한 같다. 결코 함께 마주하지 못하는 이 조합은 매우 매력적인 그림 소재가 된다.


스케치

시댁이 남부지방이라 가지에 열매가 달린 여러 모습과 잎의 자료를 충분히 채집하고 모을 수 있다. 채집이 어려운 것은 최대한 사진으로 남겨둔다. 만족스러운 스케치의 결과는 풍부한 자료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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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는 구조와 모양을 보여줄 수 있는 열매를 선택하고 여름 잎과 다른 모습으로 살짝 가을의 분위기를 더해주는 잎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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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더하고, 다시 생각을 덜어내고… 반복하는 스케치, 하지만 쉽게 지우고 수정할 수 있는 이 단계가 또 한편으론 마음이 편하다. 스케치의 결과가 마음에 들면 작업의 60~70프로는 완성이고 당연히 스케치가 만족스러워야 채색결과도 좋다.


이제 트레이싱지에 깨끗하게 정리한 스케치라인을 넣을 자리에 맞춰본다.

image_1669603589711_1500.jpg 연필 스케치 위에 반투명한 트레이싱지를 덮고 펜으로 깨끗하게 스케치의 라인을 뜨는 작업은 그동안 모아두었던 적금을 타는 느낌과 같다.
image_1669603697339_1500.jpg 알맞은 위치를 정하고 수채화 종이에 옮긴 밑그림



채색

물감을 천천히 하나씩 겹쳐 색을 입혀준다.

연한 밑색부터 한 겹씩 단단하게 올리며 색을 칠한다.

열매의 질감은 마른 붓질의 붓끝으로 섬세하게 표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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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게 비치는 옷을 여러 겹 촘촘하게 겹쳐 입히는 것처럼 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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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색과 명암이 드러나면 붓끝을 이용한 잎맥의 질감을 그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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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끝으로 잎맥을 그리는 작업은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붓끝을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면 잎맥 그리기는 너무도 고될 것이다. 하지만 촘촘한 잎맥을 섬세하게 작업하면 분명 붓을 다루는 기술은 늘 것이고 능숙하게 되면 분명 작업은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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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올릴 때마다 선명해지는 열매와 잎의 모습은 내가 마치 식물을 키우고 수확하는 것처럼 뿌듯하다.

채집한 목련 열매는 시들고 그림 속 나의 목련 열매는 예쁘게 영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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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백목련 꽃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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