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이 식사를 망치는 순간

혹시 집에서는 아이 식사 전에 어떤 간식을 주시나요?

by 안유림

급식실에서
가끔 이런 아이들이 있다.


밥은 거의 안 먹는다.

그런데

과일이나 디저트가 나오면
그것만 골라서 먹는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어보면
아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배가 안 고파요.”


그 말을 들으면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입이 짧은 아이인가 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다 보면
조금 다르다.


배가 안 고픈 게 아니라

맛있지 않으면 안 먹는 경우가 많다.


같은 아이도
좋아하는 메뉴가 나오면

한 그릇을 다 먹고도
3번, 4번을 더 받아서 먹는다.


그런데

조금 낯설거나
맛없다고 느끼는 음식이 나오면

배가 고파도 안 먹는다.


이 장면을 계속 보다 보니
한 가지가 분명해진다.


아이들은 배고픔보다 ‘맛’에 더 반응한다.


그래서 간식이 문제가 된다.


간식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밥의 기준을 바꿔버린다는 것이다.


간식은
달고, 부드럽고, 익숙하다.


그 기준에 익숙해지면 밥은 상대적으로

덜 맛있게 느껴진다.


그래서 식사시간이 되면

배가 안 고파서가 아니라
굳이 먹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된다.


이런 이유로 갈등이 시작된다.


부모는 이렇게 말한다.

“한 입만 먹어봐.”
“이건 먹어야지.”
“밥 안 먹으면 간식 없어.”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굳이 먹고 싶지 않은데 왜 먹어야 하지?”


그래서 식사시간은

점점 편한 시간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된다.


그래서 중요한 건


간식을 끊는 게 아니라

밥의 기준을 다시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방법은 단순하다.

식사 전에 강한 단맛, 자극적인 간식 줄이기
간식과 식사 사이 간격 만들기
밥이 “평범한 음식”이 아니라
“먹을 만한 음식”이 되게 하기


나는 급식실에서
이 차이를 정말 많이 본다.


잘 먹는 아이들은

밥이 특별히 맛있어서가 아니라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다.


내가 바뀌게 된 순간

나는 예전에는
아이에게 더 먹이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먹이는 것보다
먹고 싶어지는 상태를 만드는 게 먼저라고.


그래서 질문도 바뀐다.


“왜 밥을 안 먹지?”가 아니라

“지금 밥이 먹고 싶은 상태일까?”


혹시 요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우리 아이, 밥을 너무 안 먹어요.”


이렇게 한번 돌아보면 좋겠다.


식사 전에
이미 다른 기준이 만들어진 건 아닐까.


아이들은
밥을 안 먹는 게 아니라

지금 기준에서는
굳이 먹고 싶지 않은 상태일지도 모른다


혹시 집에서는
아이의 식사 전에 어떤 간식을 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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