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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TheBall Aug 13. 2024

아빠는 왜 자꾸 죽겠다고 해?

언제부터였을까?

생각해보면 험악한 말인데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 있다.

나도

젊은 친구들의 아무렇지도 않은 듯 섞어 쓰는 욕지거리와 비속어들에 눈살이 찌푸려지고,

귀를 씻어내고 싶다는 생각도 하던 나름 바른말 신봉자였다. 

 

꼭 욕설과 비속어를 쓰지 않더라도 말조심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순백한 종이 같은 아이 앞에서도 마찬가지 인듯하다.

어디서 배워왔는지

아이가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면 

아이 C~ 이렇게 정확한 발음으로 구성지게 

성깔을 내더라.  

아빠는 바른말 신봉자로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쁜 말을 하면 안 돼!

라고 다그쳤다. 분명 부모에게 들은 말은 아닌 듯한데

어린이집의 친구 중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 일터

 

이렇게 부모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어디에서나 듣고 따라 할 수 있는 말들에 대한 

옳고 그름은 확실히 알려줘야 할 것 같다.

 

비단 나쁜 말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무서운 말, 위험한 말을 쓰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에서..

 

예를 들면 이렇다.

'아이고 귀여워 죽겠네~'

 

웃으며 얘기하는 이런 말에서

나는 너무나도 자주 쓰고 당연한듯한 말에 깨닫지도 못했는데

아이가 먼저 이야기해주었다.

아빠는 왜 자꾸 죽겠다고 해?

 

'죽겠다'라는 말은 넓은 범위에서 보면 대다수 욕설이나 비속어의 활용처와 닮았다.

우리가 말에 욕설이나 비속어를 섞는 것을 보면 대부분

강조하고 싶은 욕망에 있는 것 같다.

내 이야기가 진짜야. 내 말을 들어줘. 이건 찐이야.

인간이 살아가는 삶 속에서 죽음이라는 것보다 더 강조할 수 있는 욕설이나 비속어가 있을까?

 

이제 막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인지하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한순간도 웃거나 장난치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은 5살 아이에게

아빠의 죽겠다는 말은 얼마나 놀랍고 심각한 단어일까?

 

'아이고 너~무 귀엽네'라고 얘기해서 강조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면

옛사람들이 그랬듯 '하늘만큼 땅만큼'을 많이 사용해보자.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땅이 얼마나 넓은지 모르는 어린아이라고 하면

숨을 헉헉 거리며 과장된 몸짓으로

너는 이~~~~~~~~~~~만큼 귀여워 라고 해주자.

 

아이에게 맞는 단어와 표현으로 전달해야 

아이에게도 사랑을 강조해서 알려줄 수 있다.


Photo by Nathan Dumla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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