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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TheBall Apr 20. 2023

나는 어떤 중독에 빠져 있을까?

시간 중독

좋아하던 유 모 배우의 마약 중독 사태(?)를 보면서

참 어떤 사람이던 어두운 면모를 가지고 있구나

그 중독이라는 게 사람의 사회적 위치나 개인의 성취를 모두 떠나서

스스로 저버리고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트릴 수 있는 무서운 거구나 싶었다.


생각은 꼬리를 물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술, 담배, 스마트폰 중독 같은 것 이외에

다른 중독은 없을까 나는 어떤 것에 중독되어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중독되는 것의 과정을 보면

처음엔 호기롭게,

언제든 끊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중엔 설마 내가 중독이겠어 누구한테 걸리겠어하며

스스로를 속이든 애써 모르는 척하면서,

나중엔 인지도 못한 채로 계속 찾고

더 자주 찾고 더 많이 찾아가는 게 그 과정이다.


중독은 치사량을 한 번에 섭취하여 목숨이 위험하거나 병적인 상태가 될 수도 있지만

시나브로 독을 쌓아가며 무거워지는 경우도 있다.


나에게 하나 독특한 중독이 있다면

시간에 관련한 것이다.

누구나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시간에 대해 관대하다 못해 무지할 정도로 관념이 없었던 것에 비해

점차 시간을 생각하고 그것을 더 쪼개고 더 인식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시간을 정확히 지키고 그런 것보다는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싫어하는 일종의 강박 관념일 수도 있겠다.

정작 중요한 것은 시간 자체가 아니라 무엇을 했고 어떤 것을 남겼냐인데

시간을 관리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시간 자체가 늘어나는 불필요한 중독이 된 것이다.

마치 계획만 세우고 실천을 안 하는 사람처럼

껍데기에 시간을 투자하여 본질에 시간 투여가 어려운 것이 된다.


시간 계획이라는 것은 세울 때는 참 그럴싸하고 달콤하여

묘한 기대감과 흥분을 일으키는 데 그 작은 맛에 취하여 반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에 해야 하는 To Do리스트를 작성할 때

운동 한 시간, 영어 공부 35 분, 바둑 공부 15 분 이렇게 구체적인 시간을 목표로 만드는 시점에는

이렇게 매일 했을 때 그 시간을 지키며 매일 완벽하게 해내는 내가 멋진 것이다.

문제는 계획 시점에만 그렇고

실천할 때는 좀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5분 미적거리다가 시계를 보기도 하고

조금만 더 하면 할당량(?)을 채울 수 있겠군 하기도 하고

몰입이 되어 쭉 달릴 수 있는데도 다른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멈추기도 한다.

물론 시간 계획과 그것이 주는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

큰 사이클에서의 시간 계획과 목표는 분명 필요하지만

시간을 쪼개고 그것에 취해 사는 시간 중독자 시간 변태가 되지는 말자.


본질적인 것에 더 다가간다면 시간 실천보다 성취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운동은 매주 증량하거나 거리를 조금씩 늘리는 계획이 있어야 하고

영어 공부는 외운 문장을 한 번이라도 생활에서 써보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계획이 있어야 한다.

바둑에 한번 무섭게 빠져들면 시간도 밥도 미루고 집중하여

이루는 성취에 대해 스스로에 대해 마음의 보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시간 중독에 대해 인지하고,

그 쉬운 것이 주는 작은 행복 보다

더 어려운 것이 주는 큰 행복을 노려보자



‘좋아요’와 ‘구독’은 글쓴이의 힘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커버 이미지 : https://unsplash.com/ko/%EC%82%AC%EC%A7%84/tDhJ96aTi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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