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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TheBall Jun 22. 2023

생각을 줄이고 방아쇠를 당겨라

계획은 잘 세우고 실천을 못하는 이들에게

계획은 잘 세우나 실천을 못하는 이, 그런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나다.


잠깐, 계획을 잘 세운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진짜 계획을 잘 세우는 건지,

자꾸 마음이 바뀌어 그저 열심히 계획만 세우는 건지,

실현하기 어려운 계획을 그저 그 들뜬 마음으로 

써 내려가는 건지 의문이 들긴 한다.


계획 세우기는 차치하더라도

왜 실천력이 떨어질까 고민이 많아지는 때다.

누가 들어도 해야만 하는 일이나

스스로에게 큰 도움이 되는 일도 

왜 며칠만 지나면 금세 시들해지고 말까?

그리고 어떻게 마음을 먹으면 금방 시들지 않고 계획대로 완주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이유와 방법이 있겠지만 요약하자면,

이유 중 대장은 절박함 부족이고, 방법 중 으뜸은 생각을 줄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전 TED의 영상 중에 하나로 기억나는 것이

머릿속의 충동 원숭이가 이성적인 판단을 가리고 

언제든지 게을러지도록 운전대를 잡는 이미지 내용이다.

그 충동 원숭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데드라인 몬스터였다.

충동적으로 게을러지는 것을 방어하는 것이 시간 제한으로 인한 절박함이라는 것이다.


피어스 스틸의 게으름 방정식을 인용해본다.

게으름 방정식 -> 기대치 x 가치 / 충동성 x 지연 이라고 한다.

내가 가진 것이 부족하여 그 일을 실천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와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게으름이 작아질 수 있다.

완료 시간을 정하지 못해 스멀스멀 지연되거나, 

반대로 주위에 게임이나 휴식과 같은 충동적인 요인들이 많으면 그만큼 게으름이 커질 수 있다.

그 두가지는 상호작용도 하여 극단의 게으름을 보여줄 수 있다. 

그 이후 돌아오는 것은 자기비하 또는 자기위안. 악순환이다.

이는 그동안의 여러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얼마나 완벽한 방정식인가.

대학 시절 학기말 리포트 작성하던 때를 생각해보면 더더욱 느낄 것이다.


다시 실천력으로 돌아가서 절박함 부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나의 자존감을 구겨 버리고 나를 낮추어 기대치와 가치를 높이며 

나를 벼랑 끝으로 모는 방법이 있겠지만 비추천 하는 방식이다.


대신 목표를 최대한 잘게 최대한 구체적으로 나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최대한 구체적'이다. 

예를 들어 매일 운동 1시간 목표! 이런 식이 아니고 

저녁 먹기 전에 팔 굽혀 펴기 50회 이런 식의 구체성(Trigger+Task)이 담겨야한다

데드라인을 내가 실천 가능한, 내가 꼭 해야 하는 Task에 함께 설정하는 게 좋다.


위 예시와 같이 저녁 먹기 전이라고 하면, 

저녁 식사의 첫 밥술을 넘기는 순간 생각 날 것이다. 아, 팔 굽혀 펴기 50개..

필자는 군대에서 그것을 강제한 효과를 경험했다. 

식당 앞에 철봉이 있고, 이것을 20개씩 해야 밥을 먹을수 있었다. ^^


한 가지 더 방법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저녁에 1시간씩 영상을 보여주기로 약속했다면,

그 시간이 아싸! 자유시간이다! 가 아니고, 나도 그 확보된 시간 동안에는 책을 읽겠다고 걸자.

아이 -> 영상 = 나 -> 책 이런 공식을 정해두고, 이를 아이에게 말해두자.

아이는 영상을 보기 시작하며 이렇게 말해줄 것이다. (실제로..)

나 영상 볼 때 아빠는 책 읽기로 했잖아, 핸드폰 꺼

떴다 하면 스윽 닫아버리는 스마트폰 알림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하루 까먹고 실패했다고 자책하지 말자. 중요한 것은 습관 형성이다. 

1:29:300의 하인리히 법칙을 적용해보면 하나의 중요한 습관을 만드는데 300개의 시도가 필요하다.

365일 중에 300일 정도면 습관 형성에 충분하다(라고 생각한다)


자 이제 끝까지 시들지 않고 완주하는 방법을 공개하겠다.

앞서 언급한 대로 '생각을 줄이는 것'이다.

아 오늘 운동 1시간 하기로 한 거 언제 하지? 오늘은 피곤하니 계단 타는 걸로 대체할까?

오늘 운동 대신 산책 많이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 내일은 꼭 밖에 나가서 뛰어야겠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전거 바퀴를 돌리기 시작하는 역치가 높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번 관성을 타면 열심히 하는 타입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데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줄이고, 

그냥 앞서 말한 대로 트리거가 나타나면 탕! 하고 그것을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이다.

 

로드 자전거를 타거나 마라톤을 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오르막이 나타나거나 내리막이 나타나는 구간에는 생각이 많아진다. 힘들다. 시원하다.

진짜 어려운 구간은 끝없는 평지를 달릴 때다. 생각은 고요해지고 그저 밟는다. 그저 속도를 유지한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하는 것도 능력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핑핑 머리도 잘 돌리는데, 나는 원래 생각도 많고 말도 많다고 하면 (특히 나란 사람)

실천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일부러라도 -흐릿하고 멍한 상태로- 눈을 가늘게 뜨고 

아무런 내적 갈등 없이 그저 하도록 하자.


유투버로 유명한 신사임당도 초기 영상에서 그런 식으로 얘기한 것이 기억난다.

그 똑똑하신 PD 출신의 유투버도 주말에 짧은 시간 동안 한 주간의 계획을 치열하게 세우고

나머지 월~토에는 그것을 그저 묵묵히 실행한다고, 조금의 의심도 고민도 없이 일단 한다고.

그 결과에 대한 분석과 고민은 다시 그 주의 주말에만 한다고.


괜찮은 방법이다. 계획 세우기는 짧게 실천은 아무 생각 없이 길게.

나도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깨닫고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다.

부디 계획도 잘 세우고 실천도 잘하는 사람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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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Glenn Carstens-Peter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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