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지 않는 교실

상담실에서 시간 보내는 건 일상이였다

by 유리

학교생활에서 빠지지 않았던 장소는 상담실이였고

상담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일상이였다.








어렸을 때부터 시작된 놀이상담부터 시작한 나의 상담 시간은 초등학생이 되고도 이어졌다.

그래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보낸 놀이상담은 나와 비슷한 아이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이곳 아이들의 공통점은 전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는 친구들이 수업을 하는 시간에 상담 시간을 가지며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사회성을 기르는 기회를 가졌다.


"여기에서 우리는 재미있는 놀이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 여기서만큼은 마음 놓고 쉬어도 되는 공간이야."


상담실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가지 장난감과 보드게임들로 가득 차 있었고,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종이컵으로 탑을 쌓아 무너뜨리기도 했고, 함께 보드게임도 하며 우리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사회성과 안정감을 얻었다.

상담실에 머무는 시간은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 시간은 초등학교 저학년이였던 나에게 가장 편안하고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중학교를 입학한 뒤에 담임선생님이 상담을 권유했을 때에는 조금 고민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달랐다. 그때 난 중학생이라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상담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중학생도도 어렸던 것인지 나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많아 다시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다.


"억지로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네 마음이니깐."


선생님께선 내게 나다움을 찾을 수 있는 다이어리를 선물해 주셨고, 나는 조용한 도서관에서 다이어리를 채웠다. 가끔 공백으로 남겨진 채 덮어 버리기도 했지만 그 또한 내 마음이니깐.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볼일이 없을 때에도 상담실에 머물렀다. 상담실은 온전히 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었고, 중학교 때와 다르게 소수의 사람들만 오는 곳이였다.


"이곳에 오고 싶으면 언제든 와도 돼.
여기는 모두가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거든."


거의 아무도 오지 않는 상담실 안에서 나는 잠겨진 마음을 풀었다. 학교의 부정적인 마음, 주변의 압박, 조용한 이유로 종종 들었던 말들. 밀폐용기처럼 담긴 내 마음들은 조금씩 입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중, 내가 가장 많이 한 말이라면 학교 관련 얘기였다.

학교를 싫어하는 이유를 물어봐도 여전히 대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난 지금도 학교를 좋아하지 않는다.

창문에 창살이 박혀 있는 채 사각형으로 밀폐된 여러 개의 교실에 학생들을 조각으로 나누어 담아 두는 것 같은 기분, 싫다. 기계적으로 시간표에 따라 이동하는 일상과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단체생활의 공간. 이해할 수 없었다.


학교에 다닐 때마다 나는 교실이 아닌 상담실에 머무르곤 했다.

학교는 내가 없어도 나를 찾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