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저문다. 이제 끈적하고 뜨거운 공기 때문에 짜증나지 않아.
올해의 여름은 내가 가장 많이 사랑한 여름.
그리고 나는 너를 좋아한다,
이렇게 썼다.
흔적도 없이 지우고 싶지만
세제로 닦아내도 짙은 흔적이 남을만큼 나는 너를 좋아한다.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
바보같은 실수는 하지 않는, 따라하고만 싶은.
내가 좀 더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으면 좋았겠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면.
사랑해 마지않는 사람이면.
데굴데굴 구른다.
사랑해, 라는 말이.
네가 나오는 꿈을 꾸고 싶다.
자는 너의 머리통을 내 가슴팍에 올려두고,
숨소리를 듣다 잠들면 그 꿈속에 또 네가 나왔으면.
끝도 없이 네 꿈만 꾸고 싶다.
너도 내 생각을 할까.
내가 나오는 꿈을 꿀까.
내가 나오는 꿈을 꿨으면 좋겠다.
내 꿈을 꾸느라 잠을 설쳤으면 좋겠다.
사실은, 꿈을 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생각도 말고, 내 꿈도 꾸지 말고.
설탕같은 잠을 잤으면 좋겠다.
나는 너를 좋아한다.
차라리 이 모든게 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을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