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와 사랑 May 27. 2023

양촌보 월척과 오죽헌지 월척의 추억

2017.6. 장맛비를 무릅쓰고 양촌보로 출조,

다행히 비가 많이 오지 않고 그쳤으나​ 잔챙이 몇 마리 잡아 방생하고 철수,


아침에 철수하는 길에 ​구경할 겸 상류 쪽으로 올라가 보니


SK 주유소 못 미쳐 수초 밭에 10여 대의 낚싯대를 펴고 자리 잡은 사람이 보이고 좀 더 올라가니 주유소 건너편에 팬티와 런닝 셔츠만 입고 잉어를 건져 올리는 사람이 있어 차를 멈추고 쳐다보니 릴 한대로 연신 잉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그 모습이 90년대 초 횡성 오원저수지에서 비 그친 다음날 또르레기(방울낚시)를 서너개 가지고 와 상류 쪽에서 쏠채로 건너편으로 던져 잉어, 메기를 낚아 올리던 노인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다. 혀를 찰 정도로 기가 막히게 잘 잡았는데, 양촌보에도 그런 달인이 살고 있었던 모양이다.​

2017.7. 친구와의 만남을 위해 19시에 도착해 20시경부터 낚시를 시작했는데

20:30경까지 대여섯차례 헛챔질만 하다, 20cm 정도 되는 붕어를 한수 잡아 친구 놈에게 줬더니  좀 더 커서 오라는 말과 함께 방생,

친구 놈은 25cm 급 이상 되는 놈 아니면 안 가져 간다나?...

 23:30 3.5칸대에서 입질이 오기에 당겼더니 묵직한 놈이 달려와 끌어내 보니 월척급 붕어...

  24시쯤 철수하면서 남아 있는 친구 놈에게 쬐그만 놈 하나 잡았는데 살림망에 넣으라고 했더니 "작은놈은 아예 가져 오지도 말라"며 무시해서 그러지 말고 내 성의를 봐서 받아 달라고 하며 가까이 갔더니 손사래를 치며 큰소리로 "가져오지 말라니까 그냥 놔주라고"라고 말하며 쳐다보지도 않았다.

  친구 앞으로 붕어를 쓱 내밀었더니 "월척이네"라고 말하더니 "수염 없냐?"라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수염 없어 인마! 잉어 아니야"라고 대답했더니 "그럼 가져가야지"라고 말하며 살림망에 넣는 모습을 보며 ​젊은 날 친구 놈과 강릉 오죽헌지에 가서 3박 4일 낚시를 했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 지었다.

  당시, 친구 놈은 원주교도소 교도관이었고 낚시에 관심이 없어 오죽헌지에 텐트를 치고 가족들과 경포대 갔다 와서 텐트에서 자고 낮에는 경포 해수욕장에 놀러 갔다 다시 오곤 했는데 아침마다 와서 매운탕 거리 가져간다며 삐꾸(살림망)를 확인했는데 그때마다 살림망은 비어 있었다.

  나는 3일 동안 텐트에 들어가지도 않고 낚시를 했는데도 꽝치고 마지막날 새벽에야 입질이 쏟아져 32cm 남짓 되는 참붕어를 10 여수 낚았는데 아침에 친구 놈이 와서 '좀 잡았냐?"라고 묻기에 "못 잡았다."라고 대답하자

  친구 놈이 살림망을 확인도 안 하고 그냥 가기에 "그래도 살림망은 한번 들어보고 가야지"라고 말하자

"못 잡았다면서 확인은 왜 하라고 하냐?"며 살림망을 들어본 친구가 "어, 많이 잡았네!"라고 말하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던 기억,

아침에 잉어를 잡은 낚시꾼이 월척 붕어와 바꾸자고 해서 싫다고 말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친구와 함께 밤새 올린 조과, 준척급 이상만 담아 놓았는데 가장 큰 놈이 내가 잡은 놈으로 턱걸이 월척이다.

작가의 이전글 오원 저수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