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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와 사랑 Feb 01. 2024

잃어버린 아내 23

요양보호사 학원 등록

  아내 무릎 주변에 멍이 들어 있어 확인해 보니 종아리 안쪽까지 꽤 넓게 퍼져 있다. 양쪽 무릎이 다 그렇게 되어 있어 걱정되어 찜질을 해주며 침대에서 떨어졌냐? 고 물어보니 아니라며 내가 때려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 침대에서 떨어져도 양쪽 무릎이 동시에 바닥에 닿지는 않았을 텐데 어디에 부딪혔냐고 물어봐도 "네가 때렸잖아!"라는 말만 반복하고 시원스레 대답하지 않는다. 아내가 정신적으로 아프다고 생각하면 외부 충격이 없는데도 아프다고 소리 지르고 실제로 부딪혀 꽤 아플 상황에서도 아프다고 하지를 않는다.

하루종일 찜질을 해주었는데도 변화가 없어 혹시나 외상이 아닌 다른 병이 있나 싶어 아이들 어렸을 때부터 다니던 동네 병원에 데리고 갔다. 아내는 병원 가는 것을 거부하여 익숙한 환경의 병원을 선택한 것이다. 아내가 휠체어 타는 것을 싫어하여 양손을 잡아주어도 잘 걷지 못해 병원에서의 이동도 원만치 않아 업고 이동을 하였다. x-ray 촬영, 혈액 검사 등을 했는데 다행히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요양보호사 학원에 등록했다. 240시간의 교육시간을 충족해야 시험을 볼 수 있는데 아들이 공무원 필기시험에 합격해서 최종합격 후 연수원 교육 들어가기 전까지 몇 달간 공백을 이용하여 아들에게 아내를 맡기고 학원에 다니기로 했다.

  아내가 혼자서 용변, 식사 등을 해결할 수 없어 누군가 도와줘야 하고 망상 등 이상행동이 나타날 때 장시간 혼자 방치해 두면 더 심해지지 때문에 내가 없는 시간에 아들이 아내를 돌보도록 한 것이다.


   요양보호사 학원에 가니 나보다 나이 많은 교육생들이 많았고 가족이 치매 등 장기요양등급을 받아 가족요양을 하기 위한 사람도 많았다. 교육생들의 공통적인 생각은 치매 등 장기요양대상자들을 돌보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이 많아 자격증 취득 여부를 떠나 교육받기를 잘했다는 것이었다. 아내를 돌보기 위한 기본지식도 모르고 대해온 날들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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