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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와 사랑 May 15. 2024

벌거벗은 임금님

  2008년 소년수 폭행사건 때 소장은 후임 소장과 동기며 절친한 사이로 내가 전임 소장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주지 않자 보안행정에 있던 나를 야근으로 들여보내기 위해 구실을 찾던 중 나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총무과 직원 L이 내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을 위반하고 소장이 집행한 업무추진비 등 자료를 해킹하여 직원들에게 말하고 다녔다고 모함하는 말을 하자 나를 조사하여 징계하라고 하였다.

당시 나는 법무부 혁신 우수직원, 지식관리 우수직원, 제안 등으로 장관 표창을 5개나 받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근무했고 보안과에 들어와서 방호, 소방, SOFA 담당을 하고 있었는데 총무과 내 후임담당이 업무를 맡은 지 한 달 만에 계단에서 내려오다 골절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 주간에는 총무과에 가서 후임담당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들어가 업무를 처리해 주고 오후에 보안과로 들어와 내 업무를 처리하곤 하였는데 후임담당이 부상에서 회복한 후에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면서 지식, 혁신업무를 해주곤 하였는데 L직원이 그것이 해킹이라며 총무과 비밀문서와 소장 관련 문서를 빼돌려 보안과 직원들에게 알려주며 음해했다고 소장에게 보고한 것이었다. 소장이 나를 내칠 구실을 찾고 있던 터라 소장은 나를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충남도청에서 통합방호유공으로 도지사 표창을 받고 소에 복귀한 날 보안광장이 부르기에 과장실로 들어가니 내일부터 조사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다음날 조사가 진행되었는데 조사관이 여러 질문을 하였음에도 징계를 먹일 사안이 발견되지 않자  다음날에도 나를 불렀다. 이틀째에는 질문의 강도가 매우 높았다. 아마도 소장 측근 누군가가 조언을 해 준 것 같았다.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은 징역 몇 년이라는 얘기를 꺼내며 겁을 주었고 소장 판공비를 해킹해서 직원들에게 알려주었다는 얘기를 하는데 어이가 없었다.

  나는 조사관에게 나는 지출주임 3년 6개월을 해서 굳이 해킹하지 않아도 소장 판공비뿐만 아니라 기관 예산 사용내역을 훤히 알고 있다고 대답했고 개인정보법 위반도 각과 업무관련자들끼리 업무의 편의를 위해 아이디와 비밀번호 공유하는 사례가 다반사이고 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공유한 게 아니라 기관 업무처리를 위해 공유한 것인데 그게 어찌 범죄가 되느냐? 그리고 총무과 문서에서 비밀로 설정한 문서는 같은 과 직원이라도 볼 수 없고 일용직 직원들도 볼 수 있는 문서를 열람했는데 그게 어찌 해킹이냐? 고 대답하며 징계를 주든지 주의, 경고를 주든지 알아서 하라고 했다.

  조사가 끝난 지 몇 시간 후 조사계장이 나를 다시 불렀다. 징계나 경고, 주의를 안 줄 테니 보안행정에서 나와 야근으로 들어가 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였다. 소장 뜻이 그러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 야근으로 들어가면 직원들이 내가 잘못이 있어서 쫓겨난 줄 아니까 다음 달에 정기인사이동 때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어떻게 나에게 이런 식으로 대할 수 있느냐? 고 말하자 자신도 입장이 난처하다며 소장 뜻대로 바로 야근으로 가 줬으면 좋겠다며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다음날 아침 총무계장이 내게 와서 소장실에 가서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라고 했다. 나는 어차피 조사를 받았으니 조사결과대로 처분하라며 총무계장의 말을 거부했다. 소장이 친화력은 있었으나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직원은 가차 없이 쳐내고 복싱부 체육관에서 여직원들 권투를 시키는 등 또라이 짓을 많이 하여 이런 사람한테 잘 보이기 위해 아무 잘못도 없이 용서를 빌기는 싫었다. 개신교 신자 모임인 신우회를 소장실에서 개최하는 등 열심한 개신교 신자였으나 술을 좋아하는 개차반이었다.

  소장이 우리 소로 부임할 당시 소장이 계장, K계장이 교위 시절 같은 팀에서 형님, 동생 하며 매우 친하던 K계장에게 "소장과 친하지 않냐?"라고 물어보자 몹시 불쾌해하는 모습을 보여 의아해했는데 소장이 과장으로 진급하여 같은 소에서 K계장을 만났는데 개신교 신자임을 드러내며 또라이 짓을 일삼자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K계장이 "형님! 예수 믿으려면 똑바로 믿으십시오"라고 말하며 업어치기 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조사 결과 나에게 징계나 주의, 경고 처분은 내려지지 않았으나 외국인 교도소 TF팀과 보안행정에서 나와 야근부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야근으로 들어가기 전 소장과 과장이 참석하는 TF팀 회식이 있으니 참석하라는 연락이 왔다. 나와 교체된 선배의 환영식이었다. 나는 참석하고 싶지 않아 가지 않았다.

  7시쯤 되었을 때 체력단련실에서 러닝머신을 뛰고 있는데 7시가 넘어서 빨리 회식장소로 오라고 문자가 한번 더 오기에 나는 사정이 있어서 못 간다고 했다. 얼마 후 보안과장에게 명령이니 참석하라는 문자가 왔다. 보안과장은 내가 모함당할 때마다 나를 옹호해 주고 잘해주던 분이라 보안과장의 말은 무시할 수 없어 회식장소로 갔다. 내가 회식자리에 안 가자 소장의 심기가 좋지 않았던 같다.

  회식장소에 가보니 가관이었다. 소장이 주접을 떨고 있었다. 기관장 모임에 갔는데 경찰서장이 러브샷을 하자고 해서 했는데 소장의 입을 맞추고 혓바닥을 밀어 넣었다며 식당에서 서빙하는 아줌마와 러브샷을 하자는 말을 하자 아줌마가 주저주저하자 함께 있던 과장들이 러브샷을 외치고 손바닥으로 가려줄 테니 하라고 분위기를 조성하자 식당 아줌마가 마지못해 러브샷을 하고 입술을 맞춰주자 소장이 "근데 뭔가 밋밋하다. 들어오는 게 없다."라고 말하자 과장들이 또다시 분위기를 조성하여 키스를 하고 희희낙락 소장의 비위를 맞춰주고 있었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소장이라는 게 한심스러웠다. 같은 교도관이라는 자체가 창피할 정도였다. 이런 사람한테 잘 보이기 위해 아부를 떨고 이 사람 말에 좌지우지되어야 하는 내 신세가 비참해 보였다. 상을 뒤집어엎어버리려다 꾹 참았다. 직장에 대해 회의가 들었다. 훗날 후배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니 후배 중 한 명이 새로 들어온 교도들에게 니들도 한번 해보라며 식당아줌마와 입술을 맞추게 하곤 했다는 얘기를 듣고 하루속히 옷을 벗어야 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장은 내게 회식자리에서 왜 인상 쓰냐? 며 웃으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하였으나 나는 웃을 수 없었다.


  그 후 멀쩡하게 근무 잘하고 있는 인사담당을 교체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퇴직선배를 비롯하여 고참 직원 몇 명이 소장과 술자리에서 Y직원을 인사로 보내달라는 말을 하자 Y를 인사담당에 앉히기 위하여 임기가 많이 남아있는 인사담당을 교체한 것이었다. 이와 비슷한 일들이 수없이 벌어졌지만 이런 소장에게 직언을 하는 사람은 없었고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은 소장을 찬양하는 시를 써서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낭독하고 동료직원이 억울한 일을 당해도 외면하고 소장과 함께 술자리에 어울려 다니며 즐기고 소장을 부추겼다.

  평소 존경하던 선배들까지 소장의 비위를 맞추며 근평을 잘 받기 위해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진실을 왜곡하고 소장을 벌거벗은 임금님을 만들고 있었다. 존경하던 선배도, 동기도, 사무실에서 몇 년간 동고동락하던 선후배들도 모두 방관자였다. 오히려 벌거벗은 소장에게 멋지고 훌륭한 옷을 입고 계시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청장에게 메일을 보냈다. 벌거벗은 소장의 기행과 돌산을 기증한다며 소장을 현혹시켜 소년수 폭행사건을 유발케 한 직원들과 복싱후원회에 놀아 나 중징계를 받은 소장 얘기를 하며 누가 소장을 망치고 해코지 한 사람이냐? 고 물었다. 내가 소장들을 망친 사람이냐? 벌거벗은 임금님을 만들고 있는 소장 측근들이 소장을 망친 사람이냐? 소장들이 이런 행동을 하니 "하얀 집의 왕"이라고 하는 겁니다.

  청장의 답장은 없었으나 그 메일 이후 소장은 나에게 함부로 하지 못했고 가끔 나를 불러 어떤 사안에 대하 물어보기도 하고 교정의 발전을 위한 의견을 묻기도 하였다. 내가 말한 내용을 정책에 반영하기도 했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근무지에 보내줄 테니 말하라고도 하였으나 그냥 야근을 하겠다는 말을 하였다. 내가 어느 자리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 그 자리에 있는 직원을 쫓아내고 나를 보낼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기행을 일삼던 그 소장은 몇 년 후 S 교정기관에서 다른 사건으로 인하여 불명예스럽게 퇴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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