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와 사랑 Apr 17. 2022

마지막  봄, 새로운 출발

수용자들이 작업장에서 일과를 마치고 거실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운동장을 지나 민들레, 개나리 등 봄 기운에 시선을 두며 사동쪽으로 향하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계장님!

계장님!

계속해서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몽골수용자 B였다.

"나 내일 집에 가요.

 계장님! 고마워요.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두손을 머리로 올려 하트 모양을 했다.

"그래? 나가서 잘 살아"라는 말을 하며 거실로 들어가는 수용자들쪽으로 향하는데 마음 한곳이 찡했다.

몽골수용자 B는 작년 초 내가 작업팀장 으로 있을때 소속작업장 수용자였는데 운동하다 발을 다쳐 의료과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고 작업장에 계속 나왔는데 며칠동안 부기가 빠지지않아 내가 의료과에 다시보내 X-RAY를 찍게하였는데 금이 간것으로 판명되어 병사에 두달여간 입병해서 치료를 받고 작업장에 다시 나왔다.

작업하는 시간외에는 내 사무실에서 탁자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있게 해주며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주며 완쾌될수 있도록 도와주었는데 그게 고마웠던 모양이다.

작업팀을 떠난지 8개월이 지났는데도 마주칠때마다 읏으며 반갑게 인사하곤 했다.


사동사이에 피어있는 진달래가 유달리 예뻐보여 "진달래가 참 예쁘게 피었네."라고 말하며 "ㅇㅇ야 너도 진달래가 예쁘게 보이냐?"지나가는 수용자에게 물어보자 "예" 하고 대답한다.

건달 행세하며 주변 수용자들의 원성을 사는 수용자에게도 봄꽃은 아름답게 보이나보다.


올연말에 퇴직을 앞두고 있어

교도소에서 마지막봄이라 그런지 주변에 보이는 것들이 예년과 다르게 느껴지고 애틋한 감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 얼마나 아팠으면 가족사진을 찢어 버렸을까(탑정호 낚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