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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와 사랑 Sep 05. 2022

아빠 친구 덕에 손맛 본 아들

  아들에게 낚시를 가르쳐 준후 함께 출조했던 4번 모두 꽝이라 아쉬움이 많아 친구가 아들에게 손맛을 보여줘야 한다며 유료터로 가자고 하여 출조를 했는데 오전 내내 비가 내리고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입질 한번 오지 않았다.

  친구 녀석도 아들도 오후 내내 꽝......
  어제 붕어를 방류했다고 하는데도 좀처럼 입질이 오지 않았다.
  나도 꽝을 면치 못하다 오후 3시쯤 2번의 헛챔질 끝에 월척 한수 건져 올리고 2번  더 입질을 받았는데 입질이 예민해서 그런지 챔질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입질 오는 3.6칸대 찌가 끊어져 그럭저럭 복구해 남은 한 시간 집중하려 하는데 친구 녀석이 지나가면서 한마디 한다. "너만 잡지 말고 아들 좀 잡게 해줘"
  비수처럼 귓전에 파고드는 말에 "그렇지 아들에게 손맛을 보여줘야지"라고 대꾸를 한 후 아들을 내 자리에 앉힌 후 입질이 오는 3.6칸대에 한 시간만 집중하라고 한 후 나는 아들 자리로 옮겨 낚시를 하는데 철수할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입질 한번 오지 않았다. 3.6칸은 틀림없이 2번은 입질이 와야 하는데 찌가 정상이 아니라 그런지 움직일 기미가 없다.
  "오늘 꽝이면 아빠랑 함께 출조한 5번 모두 꽝인데..."라는 생각이 무겁게 짓눌러 철수 시간을 30분 늦추고 케미를 꼈는데도 입질이 오지 않는다.
  철수를 해야 하나? 친구도 아들도 꽝인데...
  무거운 마음만큼 어둑어둑해지는 날씨에 철수하자는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아들이 잡았다는 소리를 지르며 2.9칸대를 들어 올리는데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진다. 쳐다보니 월척 같아  확실하게 한수 건져 올리게 해주려고 뜰채를 들고 뛰어가니 생각했던 것보다 큰놈이다.
  놈이 힘을 쓰니 아들이 앞으로 당기려 해서 앞으로 끌어내려 하지 말고 낚싯대를 세우고만 있으라고 한 후 조금 기다리니 놈이 서서히 앞으로 오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움직이며 오른쪽으로 처박았다 다시 앞쪽으로 오기에 붕어 뜰채를 갖다 대니 뜰채에 들어오지 않았다. 두 번의 실패 끝에 다시 뜰채를 물에 담근 후 다시 조준해서 조심스럽게 머리부터 넣으니 겨우 들어왔다.


  너무 기뻐서 "아들이 드디어 잡았다. 5번 만에 꽝을 면했다." 큰소리로 몇 번을 소리치는데 친구도 달려와 축하해줬다.

  65cm 송어...

  어찌나 힘이 좋던지 사진 찍으려 들다가 3번을 놓치고 사진 찍기도 힘들었다.
  아빠친구가 아빠를 갈구는(?) 말 한마디를 던져 자리를 바꿔 앉아 아들이 대물을 잡은 것이다.
  친구에게 너 때문에 아들이 대물 잡았다고 말하니 친구도 기분이 좋아 함박웃음을 짓는다.


  한 달 후 1년 동안 외국에 나가 있을 아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을 준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하고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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