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인터넷 서칭을 하던 중 아이를 기르면서 후회했던 가르침과 후회하지 않는 가르침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재미있는 의견이 있어 적어본다.
그 분이 쓴 여러가지 이야기 중에서 나에게 영향력 있었던 한 가지는
'저는 아이에게 먹으려고 사는 거라고 알려준 것을 후회하지 않아요.' 이다.
띠용~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다.
나는 늘 살려고 먹어왔다.
아침 점심 저녁 끼니를 떼워야 하니까 반찬을 만들고
건강해야하니까 집에서 요리를 했다.
맛보다는 음식의 기능을 중요시 여겼다.
그런데 아이에게 먹으려고 사는 거라고 가르친다 라니...
그래서 잠자리에서 6살 4살 아이들에게 '산다'는게 뭐야? 물어보았다.
대답은 제각각이고, 동서남북을 날뛰며 '산다'는 것을 설명하려 애쓰는 아이들.
6살 큰 아이에게 "왜 살아?" 하고 물어보니,
"엄마 잠깐만 기다려봐! 생각 좀 하고~" 라고 말하며 휙하고 등을 돌린다.
먹으려고 사는 사람은 매 끼 얼마나 기대가 될까.
맛을 음미하고 플레이팅에 신경도 쓰겠지, 결국 좋은 식재료도 쓸테고 말이다.
'먹으려고 산다'는 말이 굉장히 원초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살기 위해 먹는거야' 보다는 정감있게 들리는 이유는 뭘까.
우리 모두 먹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이었나.
남편과 아이들에게 인터넷에서 본 이야기를 전하며, '먹기 위해 사는 사람도 있다.' 라고 말했더니
남편이 대뜸 "나도 먹기 위해 사는 것 같아. 요즘 맛있는 거 먹고 싶어." 라고 한다.
최근 다이어트 한다고 밀가루, 설탕, 소금을 줄였더니 사는 이유 중 한 가지가 없어진게다.
다음 마트장보기 할 때는 꼭 남편이 좋아하는 짜장면과 탕수육 재료를 사서 맛나게 해줘야지.
매끼 마다 야채 먹어라, 물 많이 마셔라, 골고루 먹어라, 꼭꼭 씹어라, 먹기 싫어도 한 번만 먹어라.....
했던 내 모습이 '굳이?' 라는 물음표가 생겼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없으니까, 유연성을 가지고 밥상을 대해야겠다.
나도 먹기 위해 살아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