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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무 다른 역할 Jun 12. 2020

지나가는 작은 세기

눈으로 향하지 못한 것들은 늘 젖는다


그 초라한 비물리 아래

놓인 것들이 놓여 있다


없는 언어로 쓰인 책의 가격을

산정하는 서점의 주인이나


채광 따윈 신경쓰지 않은 건축설계사처럼


그렇게 지나가는 나의 작은 세기(世紀)


몰래 들어간 구름의 뒷마당에 선을 긋자

비열한 표정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애인들과 별 거 아닌 일들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작은 창들을 는 아침


소설의 책장에서 풀려난 솜이불이

볕의 냄새를 맡고 몸을 불린다


모래의 무릎을 베고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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