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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무 다른 역할 Jun 17. 2020

밤의 예의

당신이 형태를 갖추어 사라진다


예의를 차린 그림자가 일순,

술렁인다


술집 창문에는 어찌 이리 많은

미안함이 붙어 있을까


세로쓰기로

당신 모양의 공동(空洞)을 메우다가


삐쭉 튀어나온

내 모습들 잘라낸다


기름에 불어터진 고등어의 내장을

찬 젓가락으로 뒤적인다


無모양으로 조각난 검은 살갗이

기어코

스테인리스 표면에 달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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