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면

by 까까멜리아

몸이 아프면 일단 휴식을 취하게 되는데,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아픈 신체부위의 움직임을 줄이게 된다.


나의 경우 무릎이 그래서, 무릎에 좋지 않다는

‘쪼그려 앉기’, ‘무릎 꿇고 앉기‘,’ 책상다리하고 앉기‘ 등의 자세를 오랜 기간동안 하지 않았다.


그럼 나아질 줄 알았다.


그러나 내 몸은 아예 저 자세들을 할 수 없는 방향으로 굳어버렸다.


쪼그려 앉으려면 무릎에서 ’으드드득‘하며 묵직한 무언가가 찢어지는 소리가 났고, 무릎을 꿇고 앉으려니 오금에 쥐가 나는 느낌이라 1초도 못 앉았으며, 책상다리도 1분 정도 지나면 같은 증상이 생겼다.


아직 ‘좌식생활’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일상에 많은 제약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닥에 앉아 빨래 개기도 어렵고,

아이 옷 입히고 양말 신기는 자세도 힘들었으며,

외식을 해도 바닥에 앉는 식당은 가기 어려워졌다.




재활치료받을 때,

치료사쌤에게 이런 사항을 얘기하자,

“무릎 꿇을 일이 많으신가요?”

라는 질문이 돌아왔다.


“그런 건 아니죠,

근데 원래 되던 자세가 안되니 너무 불편해서요.”


그러자 무릎, 고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그러니 꾸준히 스트레칭을 하고 풀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연습을 해야 한다는 답이 나왔다.


재활을 하며 가장 어려운 판단이 이 부분이다.

어떤 동작이나 상태가 안 되거나 힘들 때,

이걸 어떻게든 하는 게 맞는지,

어느 정도 통증까지가 괜찮은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병원에서 해도 된다니까, 다음 날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등을 쭈욱 펴는

스트레칭 후에 무릎 꿇고 잠깐씩 앉는 연습을 했다.


처음엔 두 팔로 바닥을 짚고 무릎을 꿇어 체중이 팔에 실리게 했음에도 3초도 어려웠다.


몇 달간 매일아침 똑같은 연습을 했다.


손 짚고 3초, 5초, 10초, 손 떼고 1초, 3초…

그리고 이제는 손을 짚지 않고도 10-20초 정도는 무릎 꿇고 앉을 수 있게 됐다.


아침에 일어나 바로 하는 첫 번째 루틴이 스트레칭과 무릎 꿇고 앉기다. 그다음엔 앉아서 가볍게 기도 겸 명상을 하고, 이부자리 정리를 한 뒤 씻으러 간다.




몸은 너무 정직해서, 내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물만 나온다. (심지어 가끔 노력보다 덜 나오는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러니 좋은 생활패턴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나는 그다지 의지가 굳고, 꾸준한 사람이 아니다.


취미는 일희일비고요, 특기는 깨방정입니다.

그렇기에 몸에 습관처럼 익히는 방법이 최선이라, 필요한 게 있다면 내 생활패턴 안에 넣어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실행한다.


그렇게 붙인 활동들이 아침 루틴이 되었고, 이제는 꽤 여러 개가 있다.

나는 그 루틴들을 통해 정말 느리고 느린 속도로, 아주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다.


예전에는 거북이걸음처럼 느린, 한 발짝씩 해야 이루어지는 일을 해 낸 사람들에게 ’대단하시다.‘하며 엄지손가락은 치켜올려도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거나, 되려는 생각은 해 본 일이 없다.


난 늘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잘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빠르게 이룬 것이 가끔 성공적일 때는 ‘역시 나야!‘하며 우쭐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성급히 쌓아 올린 것 들은 금방 사라졌다. (어린 시절 시험 앞두고 벼락치기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자.)


반면에 귀찮아도, 하기 싫어도, 그걸 참아내고 오랜 시간을 쌓아 이루는 것들은 쉬이 휘발되지 않는 것 같다. 그렇기에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방법은 딱 하나다.


매일, 될 때까지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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