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유아 디 온리 원 포미

by 까까멜리아


이사하던 날,

이삿짐센터 반장님은 당부하셨다.


“눈이 계속 올 테니 집 뒤에 물건들

방수포 꼭 씌우세요. 안 그러면 다 망가져요. “


과연 반장님은 선구안이 있으신 분이었던가?


이사 한 겨울, 눈이 정말 많이, 자주 내렸다.


급한 대로 텐트 그라운드시트로 막 쓰던

파란 천막 천으로 덮어뒀으나

조치가 필요했다.


이미 지어진 집을 확장해

외부를 내부처럼 쓰거나 베란다로 만드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그러나 언제든 철거가 가능한

소규모 간이 창고 등은 설치가 가능하다.


’ 창고를 두어야겠다.‘






이렇듯 단순한 나의 의식구조 속에서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라는

마음 깊이 새긴 명언을 곱씹으며

주문까지 일사천리로 마쳤다.


완제품, 반조립 제품을 산다면 수월하나

제품가격도 배송료도 비싸다.


그래서 부자재만 오는 제품을 시켰다.



‘난! 이케아 가구도 설명서 없이 조립 잘하니까!

창고라니, 이런 걸 언제 조립해 보겠어!

건축과 나와서 지붕 달린 거 스스로 처음 해본다!‘



라는 얄팍한 자신감에 일을 벌였고

시판 제품 절반 가격에 설치 가능하다는 말에

남편도 동조했다.


부창부수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며칠 뒤 부자재가 도착했고

우린 적잖이 당황했다.


창고라 하기엔 너무 납작하고 길고 무거운

박스 몇 개가 전부였던 것이다.


열어보니

철판 하나하나, 데크 한 조각 한 조각이 들어있었다.


안내문에 적힌 철판, 데크판, 볼트, 너트,

그 외 기타 등등 부자재들의 개수를 확인하는데도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그러나

개수 확인은 조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창고 바닥 데크 조립은 물론,

문, 그 문을 걸 레일과 지붕판 하나하나까지도

모두 나사조립해야 하는 제품이었다.


기와를 올리듯

한 판 옆에 또 한판을 살짝 겹치게 두고

그 사이를 나사로 결착하는 방식인데,

한겨울 야외에서 날카로운 철판을 붙잡고

종일 씨름하기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내가… 세상을 너무 꽃무늬로 봤구나! ’


우리 부부가 창고를 완성하기까지

주말 이틀이 꼬박 걸렸다.


힘들었지만,

완성했을 때의 뿌듯함이란!

너무 기뻐 기념사진도 남겼다.

이사한 거나 다름없다며

짜장면도 시켜 먹었다.


종일 드릴소릴 들었을 뱃속 둘째에겐 미안했지만

뿌듯함도 함께 느꼈을 테니 됐다 싶었다.






이제 베란다 잔 짐들이 수납됐겠다,

그럼 담장을 만들어보자!


동네 건축자재 상가를 돌며

가장 저렴한 담장 재료를 샀다.


그리고 기존 헐렁한 철로 된 담 구조물에 붙이고

케이블타이로 엮었다.


시스루 느낌의 담장이 완성됐다.


‘음… 쫌 그런가?

아니지, 이만하면 됐지 뭐!‘


또 뭐가 필요할까?

둘러보니 다른 집들은 대문이 있었다.


우리 집 전 주인분은 이 집을 지을 때

노 옵션 플레인으로 선택하셨었나 보다.


뭐, 그 덕에 조금 싸게 구했으니 다행이지만…


‘대문도 필요하겠구나!’


대문은 시아버님이 직접 만들어주셨다.


아버님이 재료를 모두 재단해 가져오셔서

하나하나 직접 용접하고 칠도 해주셨다.


창고, 담장, 대문…

그렇게 하나하나 우리의 손을 거쳐

세상 하나뿐인 집이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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