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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까멜리아 Sep 17. 2023

9월 14일 목요일

흐리고 눅눅

오늘은 첫째 아이 등교시간이 이른 날이다.


이런 날은 아침을 시리얼로 대체하는데,

시리얼부터 먹으면 종일 단 게 당기는 느낌이라

아이들이 먹는 동안 물 한 컵 가득 데워

천천히 다 마셨다.

그 후엔 냉장고에서 견과류를 꺼내

호두와 아몬드를 아작아작 씹어먹었다.

마지막으로 시리얼을 그래놀라와 섞어서 먹었다.

평소 먹는 양의 2/3쯤 됐다.


둘째 등원까지 시키고 커피를 살 겸

동네 평지를 조금 걸었다.

무릎보호대 하고 걷는데

어제보다 다리가 가벼워진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

커피를 들고 빨래방에 가서 책을 좀 읽다가

건조가 끝난 운동화들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매콤한 맛이 당겨 주꾸미를 포장해

점심으로 먹었다. 외부음식은 당이 많고

자극적이라 그런가 맛이 기가 막히다.


다리가 조금 나아진 김이 집안일을 했다.


빨래, 밀린 설거지, 냉장고정리를 하고

저녁에 아이들 먹일 밥과 카레도 만들어두고

쓰레기 정리까지 하고 나니 너무 피곤했다.


전 같았으면 피곤할 땐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거나

초콜릿을 먹었겠지만 지금은 그냥 잠시

낮잠을 자기로 했다.


20분 낮잠으로 충전한 에너지는

아이들 하교, 하원 후 인근 어린이체험관을

둘러보는 일에 다 써버렸다.

역시.. 미리 저녁준비 해 두고 나간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군!


아이를 씻기고 드디어 육퇴무렵이 되자

반대쪽 무릎 컨디션이 많이 나빴다.

이제부터는 최대한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

둘째를 재우고 따끈한 물에 샤워를 한 후

거실로 내려왔다.


늦게 퇴근한 남편은 꺼내둔 식기에 밥과 카레를

셀프서브로 먹고 첫째와 과자, 우유 후식 중이었다.


나도 먹으라 권했으나 거절하고

따뜻한 보리차를 한 잔 타 마셨다.

‘무빙’이 재밌다해서 잠깐씩 보려 했는데

잠이 너무 쏟아져 오늘은 바로 자야 할 것 같다.


조금 생긴 에너지를 알뜰하게도 탈탈 털어 쓰고

저녁에 곯아떨어지는 하루는

생각보다 깔끔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그래도 다리는 안 아팠으면 좋겠다.

내일 아침엔 또 멀쩡해져라~ 멀쩡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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