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을 통해 한국문학을 세계화 수준으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신경숙 소설가의 인터뷰에서 이런 소설에 대한 ‘경이로운 형상화 작업’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여기에 저자는 ‘소설가가 되고자 마음먹은 첫 순간부터 쓰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누구라도 한 번쯤 기획했을 법한 어머니라는 주제를 가지고 쓴 소설이 국제적인 관심과 평가를 받고, 거기에다 한국 작가로서는 최초로 ‘맨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신경숙의 작가의 선전은 한 편의 소설이 주는 영향력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이 작품은 한국사회 전반과 노동자들의 삶뿐 아니라 자신의 가족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폭넓게 담고 있다.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의 탄생, 노동자들의 삶, 여성의 권리 그리고 작가 자신의 성장기에 대한 놀라운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과 작가를 평하는 위의 심사평은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자리한 위치와 이 작품을 쓴 작가의 가치를 단적으로 드러내 준다.
프랑스와 미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그의 작품은 그것이 추구하는 가치가 국내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유의미한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을 인터뷰 내용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사실상 번역 작품은 작가가 모국어로 쓴 것에 비해 그 섬세한 감정의 결을 느끼기 어려운데도 이국의 많은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많이 울었다는 일화를 접하게 되면, 작품의 내용이 일정한 문화의 바운더리에서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수준의 소설임을 짐작케 한다.
이어지는 인터뷰어의 질문은 1993년 돌풍을 일으킨 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로 옮겨간다. 이 작품은 저자인 신경숙이 소설가로서 그의 정체성을 투영한 작품으로 소설가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까지 지난한 여정이 일종의 성장 소설 형식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는 작가가 숱한 의문에 대한 질문을 통해 얻어낸 자기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과정에서 경험했던 것들을 독자들과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를 톺아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던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인터뷰어는 이 소설이 ‘민중 문학에서 개인의 내면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굵직한 목소리에서 내밀한 속삭임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한다. 이는 곧 사회적인 담론이 주류였던 당시의 틀을 깨고, 개인적인 성향으로 사회가 변화되고 있었던 시대적인 흐름을 간파했던 작가의 선구안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을까, 유추해 볼 수 있다.
새로운 시대의 매체의 변화에 대한 질문에서는 전통적인 작가의 습속을 지닌 소설가답게 종이책이 주는 질감과 양감 등의 느낌에 대해 솔직한 견해를 피력한다. 그런 한 편, 원고지, 노트, 타자기, 워드프로세서,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이어지는 진화된 도구에 대해서는 나름 적응하긴 하되, 글을 쓰는 수단으로써만 그 가치를 부여하기도 한다.
인터뷰어가 『외딴 방』과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공간과 여행에 대한 작가의 견해를 물었던 질문을 보면, 비교적 장문의 내용으로 화답하는 것을 목도할 수 있다. 이는 작가가 가진 소설을 이루는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 물리적인 공간만이 아닌 인간의 의식과 사고의 범주를 벗어난 가공의 세계와 이상적인 공간, 소설 속 작품 세계 등 작가가 상상해 내고, 창조할 수 있는 미지의 세계 등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세상에 대한 작가의 창조적 시선이 미치는 범위가 작품이 자리하고 있는 영역임을 감안한다면 그 한계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소설을 쓸 것인가?
다소 진부한 질문에 대해 작가는 말한다. 이생에서 아쉬움이 한 점이라도 남지 않도록 다 쓰고 갈 것이라고. 다음 생에 태어나면 몸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이런 대답은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작가가 다소 부족했던 육체적 활동에 대한 부족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