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

자오궈둥, 이환환, 쉬위엔중 / 미디어숲

by 정작가


한 권의 책을 읽고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명확히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는 낯설다. 작년부터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독보적인 키워드로 자리 잡은 메타버스를 단 한 줄로 정의할 수 있다면 책 뒤표지에 있는 문구가 가장 근접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의 모든 개념과 가치관이 전복된다!


메타버스는 새로운 창세기의 시작이다!


다소 도발적이고, 묘한 자극을 주는 이 문구는 메타버스가 여태껏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인도해 준다는 환상에 빠지게 한다. 책의 첫 장을 수놓은 대표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은 더욱 그렇다.


‘정상인’의 정의 중 하나는 비현실과 현실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조만간 우리는 이 말을 새로 정의해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의 세계를 소개하는 이 책은 도입부터 심상치가 않다. 서문이 무려 4개나 된다. 책의 쪽수로 따져도 십 분의 일을 넘기는 분량이다. 서문에는 메타버스의 정의에서부터 메타버스를 지원하는 기술, 그와 관련된 철학과 경제학이 두루 포진되어 있다. 그렇다면 복잡다단한 메타버스를 과연 일목요연하게 드러내주는 정의는 없을까? 물론 있다. 하지만 이 정의로 과연 메타버스를 다 설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에 평행하면서 독립적인 가상 세계로, 현실 세계를 투영한 온라인 가상 세계이자 점점 진실해지는 디지털 가상 세계다.’


‘가상적으로 향상된 물리적 현실과 물리적으로 영구적인 가상공간이 융합되어 미래 인터넷을 기반으로 감각을 연결하고 공유하는 특징을 가진 3D 가상공간’


우선 이런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를 탄생하게 한 원천을 찾을 필요가 있다. 로블록스라는 회사는 바로 그 정점에 서 있다.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로블록스의 시가총액은 400억 달러에 육박한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자사의 증권 신고서에 써넣은 회사로도 유명하다. 그런 로블록스가 밝히는 메타버스의 8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 Identity(신분)

- Friends(친구)

- Immersive(몰입감)

- Low Friction(저마찰)

- Variety(다양성)

- Anywhere(어디서나)

- Economy(경제)

- Civility(문명)


이런 단어를 통해 눈치를 챘겠지만 로블록스는 게임회사다. 단순히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현실 속의 세계를 완벽하게 가상 세계에 옮겨다 놓은 현실과 가상의 세계라는 경계가 모호한. 이런 세계를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책 속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를 접한다면 좋겠다. 그러면 이해의 폭이 한층 넓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매트릭스>와 <아바타>라는 영화다. 이 영화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한 공간 속에서 투쟁하는 주인공의 면면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영화 속 세계가 가능하려면 여태껏 인류가 개발한 첨단 기술이 총동원되어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 토큰>이라는 책에서 밝히고 있는 ‘메타버스 6대 기반 기술 BIGANT 파노라마’는 메타버스가 한 가지의 단순한 기술 결합으로 탄생한 세계가 아님을 직관하게 한다. BIGANT는 블록체인, 인터랙티비티, 컴퓨터게임기술, 인공지능기술, 네트워크 및 연산기술, 사물인터넷기술의 영문 이니셜을 조합해 놓은 신조어다. 여기에는 최근 수없이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정의조차 쉽게 내리기 어려운 수많은 첨단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VR, AR, MR, 홀로그래피, 센서, 3D 모델링, 실시간 렌더링, 인공지능 언어, 에지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 5G/6G 네트워크, 분산데이터 스토리지, Hash함수 및 타임스 탬프 기술 등이 그런 난해함을 부채질하는 용어로 자리하고 있다. 고로 이런 첨단화되는 기술은 우리 미래를 휴대폰의 발전사를 통해 간략하게나마 되짚을 수 있게 한다. 그것은 바로 휴대전화 이상의 의미를 찾지 못했던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이라는 희대의 첨단 괴물을 탄생시키고, 이어 VR 세계로 이어지는 새로운 차원의 세상을 예측해 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는 Z세대를 M세대로 정의한다. 메타버스 세대라는 말이다. 이 세대는 인터넷, 인스턴트 메신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문명적 첨단 산물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자아실현과 지적욕구를 채우기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풍족한 세대로 정의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소셜 네트워크, 오락, 쇼핑 등의 분야를 선도하기도 한다. 인류 문명은 게임에서 시작되었다고 정의한 프리드리히 실러는 완전한 인간은 놀이를 즐길 때라고 말한다. 문화의 세기가 도래한 세상의 흐름 속에서 그의 정의는 낯설지 않고, 공감을 부른다. 문명은 게임에서 시작되었다는 논조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고로 가상 속 게임의 세계는 그저 허상이 아닌 인류가 근원적으로 추구했던 원초적 열망을 실현시켜 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공간의 탄생은 인간의 관념을 현실의 가능태로 실연한다. 메타버스 경제학에서 말하는 가장 역동적이고 혁명적인 디지털 경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이런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이 실질적인 경제 활동으로 연결되고 있는 메커니즘을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는 여기서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주창한 가설들이 전복되고 있는 상황을 목도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모든 개념과 가치관이 전복된다! 는 앞선 캐치프레이즈가 결코 빈말이 아님을 직시하게 한다. 메타버스 경제의 4대 요소는 그런 주장을 더욱 설득력 있는 방향으로 몰고 간다.


디지털 창조, 디지털 자산, 디지털 시장, 디지털 화폐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은 디지털로 환원된다. 디지털은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 탈 중앙화의 이상이 현실이 되는 자치 유토피아는 그렇게 메타버스를 통해 가능해진다. 메타버스라는 초대륙을 선점하라는 주장은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여 인류를 새로운 문명의 소용돌이로 몰고 간 것만큼이나 미완된 세상의 선구자로 우뚝 서라는 외침일지도 모른다. 메타버스를 위한 새로운 인프라 건설은 최첨단 기술로 가능해지는 새로운 세상 속으로 급속히 달려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준다.


포털화, 플랫폼화, 파편화되는 디지털 세상 속의 무한한 변화의 메커니즘을 경험하려면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메타버스에 대해 명확한 이해가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서도 그런 목표에 다다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주석을 앞둔 마지막 장에서 조금이나마 메타버스에 대해 정리할 수 있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는지 모른다.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개념의 혼돈 속에서 작은 희망의 빛이라도 발견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메타버스는 철학자들이 명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데이터화된, 네트워크화된, 지능화된 광활한 세상이며 우리가 설계하고 수정하고 운영하고 경험하고 파악할 수 있는 초현실 세계이자 우리의 생존에 관계하고, 관여하고, 창조하고, 조작할 수 있는 현실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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