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열자, 마음을 열자. 그리고 우리 친구 되자. 마이마이. 삼성카세트 마이마이' 그것은 실로 환희에 가까운 것이었다. 헤드폰이라는 것을 처음 끼고, 데모데이프의 음악을 듣는 순간 전율했다. 그건 실로 벅찬 감동이었다. 마치 영화 <라붐>에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었던 소피마르소의 표정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라운드와 입체음향, 스테레오라는 개념조차 모호하던 중학교 시절이었다. 어머니를 졸라서 라디오를 사러 갔다 온다는 것이 미니카세트 '마이마이'를 사 온 것이다. 마침 찾던 라디오는 없었고, 판매상의 상술에 말려든 이유였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미니카세트는 반에서 아이들에게 선망이 될만한 물건이었고, 그런 물건을 샀다는 것 자체가 그야말로 큰 감격이자 영광이었던 것이다. 그런 계기로 처음으로 귀가 열리는 경험을 했다. 생전 사람의 음성과 새소리, 풀벌레 소리에 길들여진 귀가 서라운드 입체음향으로 고막을 자극했을 때 마치 밤새 조용히 내린 눈을 처음 밟는 아이처럼 기분은 상쾌하고, 황홀하기까지 했다. 생전 처음 음악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딛게 된 것이다.
사춘기 시절. 감수성이 풍부하고, 감각이 예민해지던 시기에 접했던 음악은 지금도 애틋한 추억의 한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때 접했던 스모키의 노래와 유럽풍의 댄스가요들은 지금 들어도 추억에 잠길 만큼 아름다운 음악으로 남아있다. 누구에게나 첫 경험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세상에 눈을 뜨던 사춘기 시절. 헤드폰 속에서 심금을 울리던 음악의 선율은 추억이 되어 고요한 침묵을 깨고 귓전에 맴도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