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빵

by 정작가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오면 어머니는 옥수수가 담처럼 집을 빙 둘러싸고 있는 희미한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주인의 입성을 환영하기라도 하듯 풀벌레 소리는 점점 오케스트라의 향연으로 번져간다. 고된 날품팔이로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고 오신 어머니가 수건을 풀어 마루에 펼쳐 놓으면 거기엔 몇 개의 보름달빵이 모습을 드러낸다. 일터에서 간식으로 준 빵을 본인은 드시지 않고 자식들에게 먹이려고 가져오신 것이다. 어머니의 힘든 하루의 일과는 아랑곳 않고, 어머니가 가져오는 보름달빵이 더 기다려지던 철없던 시절이었다.


빵 한 조각을 어머니께 건네면 극구 사양하시던 어머니. 자식의 입으로 먹을 것이 들어가는 것처럼 보기 좋은 모습이 없다는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철없는 자식이 꾸역꾸역 빵을 먹고 있노라면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하시던 어머니. 고되고 지친 일상의 고통을 휘영청 밝게 뜬 둥근달에 흘려보내며, 말없이 한숨을 지셨을 어머니. 그때 어머니가 가져다 주신 조그만 보름달빵은 간식거리만이 아닌 보름달처럼 큰 어머니의 사랑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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