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서 생긴 일

by 정작가


괴산에서 나와 청주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던 고1 때의 일이다. 기숙사 생활은 군대처럼 틀에 짜여진 일상이었다. 아침에 일찍 기상해서 운동도 하고, 점호도 하고 그런 생활에 익숙해가던 시절이었다.


기숙사에는 간부제도가 있었다. 2학년과 3학년 선배 몇 명이 기숙사에서 사생의 기강과 규율의 담당하기 위해 존재하던 제도였다. 기숙사에 있다보니 충청도 각지에서 모인 선후배들과 함께 생활을 하게 되었고, 단연 생경한 말들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때 듣게 된 것이 '야마돈다'는 말이었는데 그 당시만해도 정확한 말의 의미는 알 수 없었지만 개략적으로 뭔가 잘 풀리지 않아서 화가 난다는 식으로 해석되었던 것 같다.


어떤 일로 3층 기숙사 간부가 있는 방으로 반원들 모두가 호출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3학년 선배가 훈계를 했던 것을 보면 뭔가 잘못한 일이 있었던게 분명하다. 그런 말을 듣고 있으려니 답답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해서 훈계를 듣고 나가면서 무심코 던진 말이 '야마 돈다 진짜'였다.


"잠깐, 너 임마 뭐라고 했어. 다시 말해봐".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우칠 수 있었다.


"저 그게 아니고......".


변명하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대선배앞에서 언어의 유희를 즐긴 죄로 그날은 진땀을 빼느라 정신이 없었다. 세치 혀가 주는 교훈을 여지없이 실감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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