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먹는 법

스피치의 말들

by 정작가

워낙 시골에서 살다 보니 짜장면을 구경한다는 것이 어려웠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래도 들은 것은 있어서 짜장면이 맛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초등학교 때였다. 영세를 받기 위해 읍내 성당에서 합숙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나왔던 게 짜장면이었다. 수녀님께서 특별메뉴로 짜장면을 준비해 준 것이다. 한 그릇, 두 그릇 짜장면이 나오고, 내 앞에 짜장면 그릇이 놓였는데 도대체 어떻게 먹는지 알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이야 옆을 흘낏 쳐다보고 먹으면 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모든 것이 생소한 터라 그런 생각도 못하고 그릇에 담겨있는 짜장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희멀건 국수가락 같은 것에 검은 팥죽 같은 것이 덮여 있었다. 그 팥죽 같은 것이 짜장인지는 알지도 못했던 시절이었다. 결국 안 먹을 수는 없고, 개시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었던 것이다. 분명히 짜장면은 맛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무리 먹어도 별 맛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 찰나에 수녀님이 나타났다.


"이 시골촌놈들. 그래 짜장면을 섞어 먹어야지, 면 따로 짜장 따로 먹는 녀석들이 어딨어."


수녀님은 기가 막힌 듯 우리들을 나무라시면서 웃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랬다. 나뿐이 아니라 다른 녀석들도 비벼 먹는 것을 몰라 면 따로 짜장 따로 먹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섞어 먹으니 이전에 먹어보지 못했던 짜장면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정서적인 충격으로 다가왔던 짜장면에 얽힌 추억을 생각하면 지금도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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