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주례사

법륜 / 휴

by 정작가

스님의 주례사는 과연 어떨까? 호기심반 기대반으로 읽어본 후의 느낌은 아주 좋았다. 스님이 주례사를 한다는 것이 생경하긴 하다. 결혼도 하지 않은 스님이 주례사를 하다니. 된장을 먹어봐야 장맛을 아는 게 아니니 꼭 결혼을 해봐야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수행을 통한 진리에 통달하신 분이라면 수많은 인간사 중에 하나인 결혼 생활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리는 없을 것이다.


책의 뒤편에 보면 이런 글이 나온다.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합니다'라고. 다들 배우자를 통해 인생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반려자를 통해 외로움을 면해보려는 생각으로 결혼하는 것이 보통인데 외롭지 않고, 귀찮지 않을 때 결혼을 하라니. 이건 무슨 생뚱맞은 이야기인가,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면서 조금이나마 그 의미를 깨달아 갈 수 있었다. 결국 결혼이라는 것도 이기심과 욕심이 결부된다면 진정한 사랑의 계약이 아닌 노예 계약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스님은 설파하시고 계신 것이었다. 그저 간섭하려 하고, 이기심을 채우려 하고, 바라기만 하다 보면 결혼의 계약은 쉽게 파기될 수 있는 애물단지로 전락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라보는 것. 그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의 유일한 조건이라는 것이 스님이 강조하는 주례사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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