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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다

김난도 / 오우아

by 정작가

<아프니까 청춘이다> 로 일약 베스트작가로 자리매김한 김난도 교수가 내놓은 또 한 권의 책이다. 전작이 청춘들의 아픔을 표현한 것이라면 이 책은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아이에게'라는 부제처럼 사회 초년생들에게 바치는 치유의 선물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어른아이’에 대한 개념이다. ‘어른아이’는 사회에 발을 내디뎌 어른은 되었지만 그에 맞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즉 유예의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사회상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사춘기 시절부터 시작된 유예의 습관은 대학, 취업, 결혼, 출산이라는 어른의 표징이 되는 각기 굵직한 과업(?)들조차 유예하는 상황에 이르게 만든다. 그렇게 유예하는 삶의 과정 속에서 제대로 된 어른으로서 살아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때 무늬만 어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어른이 되어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주변 환경의 영향에 쉼 없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책의 제목처럼 한두 번 위기 상황을 겪게 된다고 어른으로 성숙하는 것은 아니다. 무수히 많은 시련 앞에서 인내를 가지고, 그에 맞갖은 해결점을 찾으면서 그렇게 시나브로 인생은 성숙해 가는 것이다. 따라서 흔들림은 당연한 어른으로서의 성장통일 수밖에 없고, 그런 성장통속에서 진정한 어른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아모르파티, 네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이다. 아프고 쓰디쓴 운명의 굴레에서 헤어날 수 없을 때 우리가 받아들여할 계명이다. 이 말은 어찌 보면 운명에 순응하여 그대로 아픔을 참고 살아가라는 말처럼 들린다. 그리고 그 말도 일견 맞다. 세월은 약이라는 말도 있듯이 참고 기다리다 보면 문제점이나 갈등은 해결되기 마련일테니까.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회인들에게 반드시 찾아오는 흔들림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흔들린다는 것을 비정상적으로 다가오는 고통이 아닌 누구나가 겪어야 될 과정으로 인식한다면 잠시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인식은 흔들림에 초연해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따라서 어떤 위기상황이 닥치더라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단지 몇 번 흔들린다고 해서 절망에 빠질 필요는 없다. 저자의 말대로 그런 흔들림은 우리를 진정한 어른으로 만들고, 그런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삶의 무게를 거뜬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했다는 뜻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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