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맛

임상수 감독(2012) / 대한민국

by 정작가

그동안 대한민국 상류층들의 삶의 패턴은 숱한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감각적인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그것은 전반적으로 부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는 상반된 것으로 그런 대상들을 흠모하는 이중성에 기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끼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모든 가치가 돈으로 향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영화 <돈의 맛>이 주는 메시지 또한 그런 현실을 재연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로또 복권 사는 것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돈의 위력은 무시할 수 없는 힘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 우리 사회의 단면을 신랄하게 파헤치고 있는 <돈의 맛>은 돈의 주인이 아니라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인간 군상들의 면면을 통해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해부한다.


영화 <돈의 맛>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중견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다. 백윤식은 영화 <싸움의 기술>, <타짜>, <내부자들> 등에서 보여준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고유한 영역을 구축해 왔다. 윤여정은 상류층 안주인의 역할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영화 개봉부터 큰 이슈의 정점에 서기도 했다.


<돈의 맛>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보면 모두들 돈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윤 회장과 안주인인 금옥은 실질적으로 돈을 소비하는 최고의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이지만 이들이 그런 소비를 누리는 근원을 파헤쳐 가면 결국 돈의 노예로서 봉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그것은 비서인 영작에게서 더욱 현실적인 모습으로 재현된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음습하다. 돈이 주는 비정한 속성 때문일까? 마치 박제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돈과 권력, 그 속에서 기생하는 인간들의 처절한 쟁투기의 기록, <돈의 맛>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 깡패 같은 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