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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쓰는 책

글쓰기의 힘

장동석 / 북바이북

by 정작가

<글쓰기의 힘>은 제목처럼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글쓰기 하면 내로라하는 각계각층의 실력자들의 담론을 모아놓은 책이니 만큼 더욱 그렇다. 그런 측면에서 어떻게 보면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직업별로는 주로 교수나 작가가 많다. 아무래도 글을 주업으로 삼고 사는 이들이니 이들의 비중이 큰 것은 당연하다. 그 외에도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에 대한 글쓰기 담론을 읽다 보면 낯선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모두 글쓰기 홀릭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은 지은이의 다양성만큼 글에 대한 내용 또한 이채로운 것이 많다. 글쓰기의 효용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삶을 치유하고 자기 발견을 위한 것 이외에도 그 쓰임새는 다양하다. 여기에서는 서평, 영화평, 여행기, 보도자료, 논술 글, 방송 글, 칼럼, 학술서, 대중서, 역사책, 과학책 등 여러 장르에 걸친 글들이 골고루 포진되어 있어 마치 글쓰기의 박람회장을 견학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런 글들을 통해 글쓰기가 단지 문학적인 가치만이 아니라 실용적인 가치에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막연히 문학적인 글을 우위에 두던 습관에서 벗어날 필요성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직업을 선택하려면 어느 정도 적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글쓰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모두가 시나 소설과 같은 문학적인 장르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자기에게 걸맞은 글의 장르가 무엇인지 알아보려는 차원에서라면 이 책은 그런 의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텍스트로서 적합하다. 왜냐하면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 방법을 그에 정통한 분야의 사람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된다.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은 제1장에서 ‘자료를 찾아 글쓰기에 활용하는 방법’이라는 대목이다. 여태껏 글을 쓰면서 제대로 된 자료 없이 글을 쓴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사변적인 생각으로 일관된 글이 많았다. 자연 중언부언하는 글들로 인해 군더더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서는 친절하게도 주제를 잡는 법에서부터 자료 소장처 수배하기, 뜻하지 않게 모이는 자료 재활용하기를 비롯하여 자료 수집이 연구로 이어져야 한다는 당위성 피력 등 자료와 관련된 중요한 글쓰기 팁들을 방출한다. 자료 수집에 취약한 것을 인정한다면 이 부분을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글쓰기에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러 분야의 작가들에 대한 생각을 읽고, 해당 분야에 대한 글을 읽고 보니 미처 알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글쓰기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앞으로 글쓰기를 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큰 열매를 맺는 법이다. 아울러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책을 쓰는 습관에도 일조할 수 있는 믿음이 생긴다면, 이 책으로 글쓰기와 책 쓰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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