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신드롬

by 정작가


모두들 건물주를 꿈꾸는 세상이다. 좀 더 편하게 돈을 벌며 살아가고픈 욕망이 집약된 것이 건물이다. 그렇다면 과연 건물주가 된 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욕망의 방정식은 단순히 건물주가 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또 다른 건물의 추가 구입이나 면적의 확장 정도로 이어질 것이 틀림없다. 최소한 그것이 부의 증식 방법일 테고, 건물주 궁극의 목표일 테니까.


설사 건물주가 되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인생이 끝나는가? 그렇게 소원했던 건물을 손에 넣고, 매달 임대인으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산다면 과연 아무런 걱정이 없을까? 욕망의 속성은 멈추지 않는 데 있다. 마치 갈증이 나는데 바닷물을 들이켜면 더욱더 갈증이 배가되는 것처럼. 건물주가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부를 증식시키는 것은 일종의 갈급함 때문이다.


이런 일화가 있다. 어떤 바닷가 근처에서 어부가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더란다. 지나가던 사람이 이 광경을 보고, 부지런히 낚시질을 해서 물고기를 한 마리라도 더 잡아야지, 이렇게 게으르게 낮잠이나 자고 있으면 어떡하냐고. 그러기에 어부가 물었다. 물고기를 더 잡아서 뭐하느냐고. 그러자 행인이 말한다. 물고기를 더 잡으면 돈을 더 벌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편안한 생활을 누리며 여유를 즐길 수 있을 것 아니요. 그러자 어부가 한마디 한다. 내가 지금 그러고 있잖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가치가 돈으로 수렴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려고 하는 교육이나 신앙의 가치를 설파하는 종교에서도 예외는 없다.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돈의 가치를 폄하할 수야 없겠지만 모두들 건물주를 꿈꾸는 세상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그저 막연하게 돈만 벌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사는 것보다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한 번쯤 궁구 해보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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