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러스 필드
사이러스 필드가 일흔이 다 될 무렵이었다. 이 나이에 대서양에 해저케이블을 매설한다는 생각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이러스 필드는 주변의 우려와 반대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였다. 물론 그런 노력만으로 해저케이블 매설이 쉽사리 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언론, 직원, 인부, 심지어 친구까지도 연이은 그의 실패 앞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그의 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사이러스 필드는 숱한 회사의 도산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시련을 극복하고 드디어 대서양을 횡단하는 해저케이블을 매설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살아가다 보면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개인적인 경우를 보더라도 여태껏 제대로 된 성공은 없었지만 수없이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었던 적이 더 많았다. 그렇다면 과연 실패는 성공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일까? 그런 말이 있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시도하지 않으면 된다고. 하지만 시도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실패라는 역설은 무언가 생각할 거리를 준다. 도전을 하면 실패는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사이러스 필드는 이런 삶의 원리를 간파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화를 보면 과연 그렇게 실패를 하고도 새로 도전을 할 수 있는 힘이 나올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보기 좋게 사이러스 필드는 처음으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보를 부칠 수 있었다. 그것은 결국 프로젝트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꿈은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일흔이 다 된 고령에도 불구하고, 안락한 삶을 포기하며 자신의 도전 과제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그의 노력으로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해저 케이블 매설이라는 거대한 족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사이러스 필드의 일화를 보면, 진정한 명인은 주위의 환경이나 영향보다는 신념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사람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일화를 접하게 되면, 안주하는 삶보다 도전하는 삶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후세에 교훈을 줄 수 있는 이런 명인들로 인해 세상은 점차 발전되고, 변화의 길을 가속화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