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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때에 자신을 드러낸다

안토니오 카노바

by 정작가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현대에서는 흉이 아니라 오히려 홍보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자신의 재능을 드러낸다면 빈축을 사기가 일쑤다. 자칫하면 이것이 자기 자랑으로 비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그런 경우가 가끔 있다. 자기 기분에 들떠 이야기를 하고 난 후, 조금이라도 부각된다는 느낌이 들면 여지없이 태클이 들어온다. '아차'하는 기분이 들면서도 매번 그런 씁쓸한 느낌에 사로잡힐 때면, 차라리 '말이라도 하지 말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어떤 이유에서 기인한 것일까? 타인의 성취를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사회 구조 때문일까? 아니면 타인을 인정하면 자신이 초라해진다는 느낌 때문일까?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그런 문화에 익숙지 않은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했던 이유 때문은 아닐까, 유추해 볼 따름이다.


안토니오 카노바의 이 일화는 조각가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연회장에서 우연히 자신의 재능을 표출할 기회를 가지게 되면서 위대한 조각가로서 발돋움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가 비록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그것을 무작정 표출하고, 자랑하려 했다면 그는 위대한 조각가로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숨겨진 재능이 적절한 상황에서 빛을 발함으로서 위대한 조각가로서의 발판을 마련했던 것처럼 재능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드러낸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다. 고로 적절한 시점을 포착하여 자신의 재능을 표출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자기가 원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남들이 원해야 된다는 구절이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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