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은 나를 세상 밖에서 울게 해 줄 수 있죠.
하염없이 내리는 비의 소리가 외롭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빗소리가 조금 더 잘 들렸으면 좋겠어.’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가니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타닥타닥’하며 우산을 때려요.
그늘진 흐린 날씨에 내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축축한 땅 위에
나라는 존재는 너무 고요해요. 그래서 외롭게 느껴질 때가 있죠.
저기 하염없이 내리는 비가 꼭 내 마음 같아서 그 소리가 더 외롭게 들렸던 걸까요?
마음에 요동치던 것들이, 나를 복잡하게 했던 모든 것들이 마치 이 소리에 묻힐 거 같죠.
우산으로 가려진 내 표정이 , 축 처진 내 어깨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아 나조차도, 그 누구도 나를 내려다볼 수 없었던 날,
나는 세상에 나와 울었어요.
모든 우울이 우리를 감싸고 있을 때에도 우리는 숨을 쉬고 사람을 마주해야 하죠.
상처 받은 마음을 기댈 누군가를 찾지 못해 더 외롭다면
가끔씩은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요.
그 소리가 우리의 마음을 우산처럼 감싸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