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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오후 Dec 06. 2017

4기 유방암 환자의 일상 복귀 이야기 -2

유방암 경험자로 살아가기

사람들이 제게 묻습니다

어떻게 유방암 간전이로 4기를 선고(?)받고

이렇게 건강해 보이냐고요.

4기라는 절망감 속에 허우적거리던 때가 분명 있었습니다.


4기라면 다른 장기에 암세포가 퍼져나가

온몸에 암세포가 있는 걸로 추정되어

원발지인 유방을 제거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항암 방사 등으로만 치료하여

더이상 암세포가 자라지 않도록 하고

완치보다는 5년 생존율 따위나 따집니다.

그게 병원의 매뉴얼입니다.

환자 1은 의사 1의 처분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암환자가 제일 두려워하는 말은

더이상 쓸 약이 없습니다,

이제 가족들과 함께 남은 시간 행복하게 보내세요, 하는 겁니다

세상에 이런 배신감이 없습니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완치를 꿈꾸면서 그 어렵고 힘든 항암 등 치료 과정을 견뎌왔는데

암세포가 약에 반응하지 않고 조금만 커져도

의사들은 냉정하게 잘라 말합니다.


내가 이러려고 그 힘든 시간을 견뎠나, 하는 자괴감

이럴 거면 차라리 항암을 거부하고 남은 시간을 잘 보낼걸 하는 등...


하지만, 어떤 상황이 와도 견디어낼 겁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끝까지 행복하게 살 겁니다.

이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멈추지 않고 걸어갈 겁니다

한 번 넘어지고 두 번 넘어져도 계속 갈 겁니다


아기 때 걸음마 시작하면서 넘어졌다고

그 이후 걷기를 멈추진 않았잖아요.

자전거 배울 때 넘어져서 무릎이 까져도

끝끝내 연습해서 이제는 신나게 타지 않나요?


하루가 멀다 하고 신약이 개발되고

암 정복이 가깝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병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누구도 건강을 과신해서는 안 됩니다.

또 일단 발병하게 되면 최선의 치료를 빨리 받는 게 좋습니다.


치료 후 재발병할 수 있습니다.

암이란 녀석은 그런 거니까요?

한 번 일어났는데 두 번은 왜 못 일어나나요?

두번 세번, 끝까지 일어날 겁니다

일상에서

다시 암이 내 몸을, 

내 인생을 뒤흔들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겁니다. 


운동도 결국은 나 혼자의 몫입니다.

누군가와 같이 하다가 그 누군가가 시간이 안 되어

내가 운동을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 걷기량이 부족했다고 생각되면

저녁시간이라도 당장 일어나 동네를 한 바퀴 걷습니다.

머리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피돌기가 일어나 몸의 기운이  순환됩니다

자연, 몸도 마음도 가뿐해집니다.


운동이 저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면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여러 코스를 만들어

지루하지 않게 도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물 섭취, 어렵습니다.

누군가 해주길 바라지 말고

거친 음식이라도 손수 해먹는 것을 권합니다.

내 입에 들어갈 음식을

내가 요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준비하는 자체가 운동이 되기도 합니다.

야채를 깨끗이 씻어 먹기만 해도 좋은 영양 섭취가 됩니다


저녁 시간에 티브이를 보지 않고 침실에 들어가

책을 보다보면 10시를 못 넘겨 잠을 자기 일쑤입니다.

나만의 잠자는 법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제가 3년간 꾸준히 해온 일들입니다

다행히 보통의 은퇴 시기의 나이가 되어

밥벌이의 괴로움에서 비껴있기에

제 몸만 돌보면 되는 것도 완치의 좋은 조건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의 생활습관으로 몸을 지켜내는 게 자연 치유 아닐까요?

가만히 있는데 스스로 나아지지는 않을 테니까요.


혼자가 아닙니다

암 진단을 받고 정보를 찾기 위해 여러 사이트를 뒤지고 다녔습니다

이제는 힐링 다이어리 하나 들고

오늘 감사할 거리를 찾아 한 줄 쓰고

오늘의 운동량 등을 체크하고

함께 나눕시다.


이것이 제가 여러분에게  드릴 수 있는 비법입니다.

제 남은 힘을 다해 여러분께 권하고 싶은 일입니다.

혼자 해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서로 격려하고 도와가면서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함께 가야 멀리 갑니다.





http://cafe.naver.com/1day1healing 

유방암 너머-원데이 원힐링 다이어리 카페를 시작합니다 
유방암 모르고 한번은 당했지만
두번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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