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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오후 Nov 04. 2017

이런 건 어디서 배울까- 깻잎 어느 면으로 싸 먹나요?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지만

도대체 얼마나, 언제까지 배워야 다 배울까?

혹시 나만 모르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불안,   혹시 다들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무심코 싸 먹는 깻잎, 어느 면에다 고기 등을 넣어 싸서 드시나요?

편의상 앞면 뒷면으로 구분했습니다

세상에 마상에....

그래도 50년을 넘게 살았는데

별 의심 없이 저는 손바닥에 앞면이 보이도록 깻잎을 올려놓고

삼겹살 마늘 파채 등을 넣고 

깻잎 가장자리를 가운데로 몰아 덮어서 먹습니다

(아 이 묘사가 왜 이리 어려운지 )

그러면 앞면은 내용물과 함께 보이지 않고 

뒷면만이 보이는 상태로 먹게 됩니다.

대부분 그렇지 않나요?

뭐, 대충 먹지 뭘 따지냐고요.


오늘 지인하고 삼겹살을 먹는데 아니 그이는 저랑 반대로 싸서 먹는 겁니다

평소에는 먹는 데 집중하느라 다른 건 안 보이는데

유난히 그이의 쌈 싸는 법이 저와 다르다는 게 보였습니다

궁금해서 물었죠?

"왜 뒷면에 고기를 얹어 먹어?"

사실 깻잎을 자연스레 두면 

앞면 쪽으로 가장자리가 둥그렇게 말려 올라옵니다


--- 뭐 아무렇게나 싸 먹어도 상관없지만 

줄기 자리가 도드라지는 뒷면이 잘 안 씻기니까

싸 먹으면서 위생 상태를 점검할 수가 있고

거친 면이 안쪽으로 감춰져서 입안에는 부드러운 면이 닿게 돼서

뒷면에 싸 먹는 게 좋아


듣고 보니 그럴듯합니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고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이런 소리를 듣고도 굳이 앞면에 쌈을 싸 먹진 않겠지요

상추나 다른 야채들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진작 알았더라면 내 입속이 거친 깻잎에 덜 고통받았을 텐데

이런 거는 학교에서 안 가르쳐 주나요?

앞으로 쌈은 뒷면으로 싸 먹는 걸로...


--- 사족

이 글을 쓰고 나서  티브이를 보니

알쓸신잡에서 출연자들이 쌈 먹는 장면이 나오네요

깻잎들이 얌전히 앞면을 위로 해서 쌓여 있네요.

티브이 나온다고 상차림도 신경 썼을 텐데

보통 다들 저렇게 상에 야채를 내옵니다

그러니까 저처럼 그걸 그대로 손으로 옮겨 싸 먹는 게 당연하지요

일부러 뒤집어 손에 올려놓고 싸 먹는 것이 이상한 겁니다

ㅋㅋ


잘 씻어서 손 닿는 대로 맘대로 싸 먹는 걸로....



-- 또 사족

이 글을 누가 본다고 이렇게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을까요?

어쨌든 이것은 나의 기록 자체로 의미가 있으니 내 맘대로 하는 걸로

쌈도 역시 내 맘대로 먹는 거 하나만이라도 내 맘대로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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