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품고, 키우고, 마주하기까지의 여정
아침 첫 소변에 피가 나왔다.
나는 변기를 보고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휴지에도 피가 많이 묻어 나왔다. 너무 당황에서 남편의 팔을 이끌고 피가 나왔다며 변기를 보여주었다. 남편과 나는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나는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병원 침대에 누웠다. 간호사가 아기의 심장 소리를 찾고 있었다.
꼼지야, 제발 무사해.
다행히 아기의 심장은 잘 뛰고 있었다.
초음파로 꼼지를 확인한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런데 간호사에게 종이를 건네어받던 의사 선생님의 표정이 매우 안 좋았다.
“수축이 있으시네요.”
“네?”
“당장 입원하세요.”
당연하다는 듯 말씀하시는 의사 선생님의 태도에 나는 황당하였다. 위아래로 요동치는 그래프가 잡힌 종이는 나의 수축을 측정한 것이었다. 별문제 없으면 병원을 나와 출근할 생각이었다. 갑자기 입원 결정이라니....
자궁 수축은 출산이 가까워졌을 때 생겨야 한다. 나는 아직 16주밖에 안 되었는데 수축이 생겨 가만히 두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수축이 없어질 때까지 수축 억제제를 맞아야 하는데 언제 퇴원할지 모른다고 하셨다. 게다가 출혈이 있으니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했다. 되도록 면회도 하지 말라고 하셨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태교 여행까지 2주도 안 남은 상황이었다.
나와 남편은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6인실밖에 남지 않아 그곳으로 입원을 했다. 차갑고 빳빳한 입원복을 입으니 익숙하지 않은 냄새가 났다. 딱딱하고 좁은 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남편은 급하게 짐을 가지러 집으로 갔다.
나는 커튼을 치고 누워서 병실 천장을 멍하니 쳐다봤다. 곧 간호사가 와서 내 팔에 링거를 꽂았다. 라보파라고 하는 수축 억제제를 놓으며 여러 가지 부작용을 설명하셨다.
“몇 달째예요?”
“저는 26주에 입원했는데, 한 달 넘게 있었어요.”
“저도요. 제 생각에는 출산할 때까지 입원해야 할 것 같아요.”
밖에서 산모분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다들 나와 같은 조기 진통으로 입원하신 분들이었고, 오랜 기간 입원 생활을 하신 듯했다.
조기 진통은 수축이 잡히지 않을 경우 아기를 출산할 때까지 입원 생활을 해야 한다. 그제야 의사 선생님께서 언제 퇴원할지 모른다고 말씀하셨던 게 실감이 났다.
꼼지야, 너는 괜찮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