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품고, 키우고, 마주하기까지의 여정
퇴원한 후에 다시 병원에 방문할 때까지 최대한 누워있어야 했다. 그러나 6인실에서 포근한 집으로 왔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삶의 질은 수직 상승했다. 따뜻하고 폭신폭신한 베개와 이불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답답했던 이어폰 대신 스피커로 크게 유튜브도 보고 화장실도 맘 편하게 이용했다. 병원에서 벗어나자마자 우울감도 사라지고 변비도 없어졌다.
수축 억제제인 라보파는 제거하면 반동 수축이 오는 부작용이 있다. 이는 대부분 오는 것이지만, 수축이 계속되면 재입원을 해야 했다. 약을 제거하자마자 병원에서 수축을 측정했을 때는 멀쩡해서 퇴원을 했지만, 집에 오니 수축이 강하게 느껴졌다.
옷을 드러내니 뱃가죽 위로 작은 공이 튀어나오듯 근육이 뭉치는 게 보였다. 입원하기 전에도 이런 느낌은 들지 않았는데. 배를 부여잡고 수축이 멎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시 병원 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다행히 강한 수축은 시간이 지나자 사그라들었다. 정자세로 꼼짝없이 누워있던 나는 시간이 지나자 몸을 이리저리 뒤척여도 보고, 앉아서 일기도 썼다. 점점 몸이 원래대로 돌아옴을 느꼈다. 작은 공간이지만 이리저리 집을 돌아다녔다. 병원에서 미처 만들지 못한 미니어처도 뚝딱 완성했다. 앉아있다가 누워있기를 반복했다.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되더라? 올해가 다 지날 때쯤 입원했었는데... 시계를 보니 오늘은 12월 31일, 연말이었다.
나는 전형적인 밖순이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 빼고는 자기 전까지 밖에 있을 만큼 돌아다니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연말과 새해만 되면 들뜬 마음으로 여행을 가거나 근사한 식당에서 외식을 하며 하루를 특별하게 보낸다.
그렇지만 이번 연말은 꼼짝없이 하루 종일 누워서 보내야 했다. 그렇지만 모든 게 병원 생활보다 좋았다. 퇴원 기념으로 짜장면을 시켜 넷플릭스를 먹으면서 올해를 마무리했다. 감기 기운으로 제대로 맛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참 행복한 연말이었다.
올해의 마무리가 좋았다고 해야 하나 나빴다고 해야 하나? 갑작스럽게 입원을 하게 되었지만 꼼지도 무사하고 일찍 퇴원했으니 좋은 마무리인가? 한 가지 확실한 건 앞으로 조심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다.
꼼지야, 무사히 건강하게 태어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