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품고, 키우고, 마주하기까지의 여정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듣고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임신 소식을 알렸다. 안정기에 접어들기 전까지 알리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입이 근질근질거려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그때 주변 사람들에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입덧은 없어?”였다.
정말 많은 산모들을 괴롭히는 입덧!
술을 잔뜩 마시고 난 다음 날 흔들거리는 버스를 탄 것 같다는 지옥의 입덧. 내 주변의 산모들은 모두 입덧을 경험했기 때문에 나도 그 무서움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심지어 내 주변 지인은 입덧 때문에 수액을 맞고 입원까지 했다. 야윈 그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입덧이 언제 찾아올까.
일 주가 지나고, 이 주가 지나고... 놀랍게도 나는 입덧이 찾아오지 않았다. 사실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냉장고 냄새가 역하고 냉장고에 든 음식을 먹기 싫은 정도였다. 그것 말고는 모든 음식을 –오히려 평소보다 더- 잘 먹었기 때문에 오히려 먹덧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살이 너무 올라서 담당 의사 선생님께 혼도 여러 번 났다.
“산모님, 앞으로는 안 먹어도 찌실 건데 벌써부터 이렇게 체중이 많이 늘어나면 안 돼요.”
나는 임신을 하면 마음껏 먹어도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기 핑계로(?) 실컷 먹으려고 했는데 실패다. 엄마의 체중이 너무 많으면 아기도 위험하다고 한다.
입덧은 엄마를 닮는다는 말이 있다.
궁금한 마음에 엄마께 여쭈어보니 엄마도 입덧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멀미가 있었다고 했다. 나도 임신을 하고 나서 차멀미가 더욱 심해졌다. 이런 사소한 것마저 엄마를 닮는다니 정말 신기했다. 아이를 가지고 나서부터 엄마와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엄마는 어땠어?”
내가 딸을 낳는다면, 그 딸이 아기를 가진다면, 그 아이도 입덧이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