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오감으로 느끼는 음료입니다.
커피를 마시기 전에 먼저 눈으로 커피의 상태를 살펴보고,
올라오는 향기를 코로 느낀 후 한 모금 마시게 됩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평상시 즐기거나 좋아해 왔던 맛을 만나게 되면 기뻐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실망하게 됩니다.
단맛과 신맛 등의 복합적인 맛이 두드러지는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쓴 커피를 마시면서 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별 커피의 특성에 맞춰
로스팅 프로파일(볶은 시간과 열량을 조절하여 커피를 로스팅하는 방법)을 정하고
적절한 추출방법과 원리를 적용하여 한잔의 커피를 만듭니다.
최상의 커피 맛과 향을 가진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로스팅 과정 못지않게 커피 한잔의 온도와 농도가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섭씨 46도일 때 커피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온도가 46도가 넘으면 뜨거워서 맛을 잘 느낄 수 없고
30도 이하여도 제대로 된 커피의 맛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보통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면 뜨거운 상태로 나옵니다.
강하게 볶아진 원두로 추출한 것일수록 뜨겁게 나옵니다.
커피가 많이 뜨거우면 쓴 맛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단맛은 20도~50도 사이에서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식히면 시고 쓴 맛이 도드라져 거북할 수 있습니다.
카페라테나 카푸치노 같이 우유가 첨가된 메뉴들은
우유 스티밍(공기를 이용하여 거품을 만드는 것)의 온도와
공기가 얼마나 주입되어 미세하게 만들어졌는가에 따라 그 맛에 차이가 납니다.
단백질, 지방, 당분을 함유하고 있는 우유는 체온(36.5도)에서 55도 전후까지가 가장 맛있습니다.
이 온도가 가장 적절한 단맛을 내므로 갓난아이들이 엄마 젖을 찾는 것입니다.
65도 이상이 되면 우유 속의 단백질 성분이 파괴되어 무미건조한 맛이 납니다.
35도 이하로 온도가 너무 낮으면 우유의 비릿한 맛이 납니다.
커피는 촉감(바디감)에 따라 풍부감이 달라집니다.
커피 한 모금을 들이켤 때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며 크리미 하게 퍼져
목 넘김이 부드럽다면 풀바디(Full Body) 하다고 합니다.
꽃향기가 은은하게 나고 신맛과 단맛이 좋은 싱글 커피를 즐기고자 한다면
보통 그 특성을 살리기 위해 강하게 로스팅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약하게 로스팅된 커피는 클로로겐산 때문에 시고 떫을 수 있으므로 물로 희석하여 약간 식혀 단맛이 풍부하게 드러날 때 즐기면 좋습니다.
최근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전문 바리스타 못지않게
커피 지식을 갖춘 커피 애호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을 커피 생두의 등급을 따질 줄 알고,
커피 특성에 맞춘 로스팅 방법과 추출 도구 이용법도 잘 알고 있으며,
추출된 커피의 향미를 논하기도 합니다.
커피 애호가들의 기대 수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근에는 TDS(Total Dissolved Solids, 커피 농도 측정기) 기기를 이용하여
커피 한잔 속에 들어있는 커피 추출 고형 성분(커피 용액 속에 녹아 있는 고체의 중량)의 양까지 계산하면서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들도 있습니다.
전문 바리스타는 커피의 품종과 로스팅 정도에 따라 어떤 농도와 온도로 음료를 만들어 제공하여야
최상의 맛과 향을 구현할 수 있는 잘 알고 있습니다.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자신이 정말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하나의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커피가 어떤 커피인지,
자신이 정말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데
티모르 테이블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