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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Sep 18. 2021

제주맥주. 방문

열세 번째 도보여행을 기다리면서

1.

열세 번째 도보여행부터는

제주 올레길을 한 바퀴 도는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같이 가는 친구보다 먼저 밤늦게 제주에 도착했다.

다음날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평소 궁금했던 ‘제주맥주’에 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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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주맥주는 2017년 8월에 론칭했다.

대기업이 장악한 라거에 비해,

에일은 한국에서 별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제주맥주는 밀로 만든 맥주.

위트 에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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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주맥주의 철학 때문이다.

맥주를 많이 팔겠다는 생각을 넘어

한국 맥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는 꿈이었다.

라거 맥주만 먹던 사람들에게

맥주의 다양함을 알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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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람들은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제주도에 방문한다.

제주 맥주는

제주 맥주를 통해 제주와 맥주에 대한 추억을

오감으로 기억할 수 있게 해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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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주도라는 지명이 가진 매력도 있다.

‘제주’라는 지역이 주는 청량한 이미지를

맥주에 더하면 훌륭한 브랜딩이 될 거라 생각했다.

초기 1년 동안은 제주도에서만 판매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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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주맥주의 첫 상품인 ‘제주 위트 에일’은

감귤피와 건조 오렌지 껍질 등을 이용해서

상큼한 맛을 살려

브랜딩의 일관성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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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017년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약 200억 원 규모였으며,

제주맥주는 전체 시장의 1% 미만이었다.

인기를 얻던 브랜드는 더부스와 맥파이였다.

중심 상품은 IPA(인디아 페일 에일)이었다.

IPA는 당시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던 맥주였다.

제주맥주는 IPA가 아니라

위트 에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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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IPA의 씁쓸하고 강렬한 맛 때문에

IPA를 선택하지 않았다.

IPA는 19세기 영국에서 인도로 보내기 위해,

맥주의 알코올 도수 함량을 

크게 높인 맥주다.

라거가 익숙한 한국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맛이었다.


IPA는 확장에 한계가 있었고,

인기가 있던 양조장은 축소되거나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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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주맥주가 고른 위트 에일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이었다.

라거보다는 신선하고, IPA보다는 산뜻했다.

한국 음식과도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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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주맥주는 크래프트 맥주가

편의점과 대형 마트 소비량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처음부터 이 채널에 많은 투자를 했다.

생맥주뿐만 아니라 캔맥주, 병맥주까지 제작했다.

특이한 패키징 디자인과 독특한 맛으로

5대 편의점과 대형마트, 할인점까지 입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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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주맥주는

대중들이 익숙하지 않은 길에 도전하되,

지나치게 전문적이지 않게 접근했다.

대중성에 머무른 대기업은 지루하게 느껴졌고

전문가적 시선만 바라본 크래프트 양조장은 외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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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021년 5월 제주맥주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주류 기업으로는 하이트 진로에 이어

국내 두 번째다.

상장 이후 흑맥주 ‘제주 거멍 에일’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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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주류 관련해서

이야기를 얻어볼까 해서 방문했는데

커피 관련해서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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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주도는 나에게 ‘택배비’의 지역이었다.

항상 추가 택배비가 붙는 지역이었다.


언젠가 제주에 로스터리를 만들어서

제주 분들도 입맛에 맞는 커피를 배송비 부담 없이

마시고 싶은 곳에서 드실 수 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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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험하되

고객과 눈을 항상 맞추며

고객보다 반발짝 앞서 나가는 일을 벌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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