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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Jan 04. 2022

나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는  작은 꿈이 있다.

그리고 김훈 선생

1.

나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는

작은 꿈이 있다.

.

.

2.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우리는 달에 가기로 선택했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같은.


시간을 가르는 문장

생각을 진전시키는 글을 한번 써 보고 싶다.

.

.

3.

서울에 올라와서

교보문고에 갔는데

베스트셀러가 ‘칼의 노래’였다.

.

.

4.

처음이었다.

선 자리에서 책을 다 읽어본 건.  


형용사와 부사를 쓰지 않은

간결한 문장.

각각의 단문이 서로 리듬을 이루는데

참 경이로웠다.


처음이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때부터

김훈 선생처럼 문체를 따라

써보려고 했던 것 같다.

.

.

4.

한동안 소설만 쓰던 김훈 선생이

세월호를 거쳐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다는 걸

신문에서 보았다.


칼럼만 쓰는 게 아니라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와서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대담론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인간에게

어떠한 고통이 사실적으로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먼저 이야기하고 있었다.

.

.

6.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원로라고 하는 문인들 중에서

김훈처럼 발언하고

활동하는 이들은 극히 드물다.


김훈 선생은 이념이 아니라

인간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념도, 각종 개혁도

당장 죽어가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 아닌가.


그런 사람이 쓰는 글을 따라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게 자랑스러웠다.

.

.

7.

'마비'된 삶을 살지 않으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의 삶,

타인의 눈물,

내 친구와 이웃의 억울함에

마비되지 않고 싶다.


나의 이익이

곧 선이 되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

좋은 글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

.

8.

다시 달리기를 꾸준히 타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꾸준히 다리를 움직여 달릴 때

내 힘이 길에 녹아드는 느낌이 좋다.


조금씩 길을 내저으며 달릴 때

풍경과 길이 흘러와

내 마음에 스미는 느낌이 좋다.


그 느낌들을 꾸준히 간직한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

.

9.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유머'는 깊이 있는 공감을

다정하게 전달하는 거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표정,

생각과 말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

.

10.

책도 더 열심히 읽고,

매주 한편씩 글을 쓰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일주일에 한편이면 1년에 52편인데

그중에 하나는 좋은 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라는 말을 스마트폰으로 쓰고 있다.

.

.

11.

#인생은여름방학처럼 살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매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살면서도

숙제가 있다는 걸 잊지 않으면

좋은 글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

.

12.

김훈 선생처럼 세상의 최전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 해 고객을 만나고 일상을 살아가서

시대를 진전시키는 글까지는 아니더라도,

생의 저력이 느껴지는 문장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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