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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Jul 29. 2022

먹고 사는 게 편했던 시기

어렸을 때(라고 해 봐야 10여 년 전 즈음이지만) 거래하던 곳에 가서 외상대금을 달라고 하면 ‘이번 달은 돈이 없는데’ 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받을 돈을 받으려고 아버지도 아프시고… 등의 온갖 이야기를 하면 ‘그래? 그러면 내가 기도해주게’라는 지금 생각해도 상식적이지 않은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 날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내가 나이가 어려서 그런가.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깽판(!)을 쳤어야 했나.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새로운 일을 할 때 나의 결정 기준 중 하나는 대금 지불이 얼마나 원활한가였다.


와인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걱정이 많았었다. 다행히 업계 매너가 좋아서 우려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영업을 좀 더 열심히 해서 판로를 확대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에어컨도 안 틀고 커피 로스팅 하는게 안쓰러워 보였는지 찐(!) 광주미용실 건물주님이 참외를 2개 주시고 가셨다. 먹고살기 힘들지? 하시면서.

먹고사는 게 편한 시기가 역사적으로 있었던가. 최선을 다해볼 뿐이다.  #2022_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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