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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Dec 17. 2022

아버지를 이해하게 만들어준 영화

아버지는 잘 생긴 외모와

신사적인 태도와 어울리지 않게

꼰대 같은 이야기를 한 번씩 하셨었다.


“남자라면은 ‘과거시험’에 합격하는 게

제일 좋은 기다.“


나에게 직접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지만

동생에게는 왜 재현이가

고시 공부를 안 했는가.

라고 돌아가시기 전에 하셨다고 한다.


나는 그 걸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아버지를 이해했다.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이 만나는 자리에 같이 가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데 최 씨고?”

“어데 파고?”

몇 가지 질문이 오고 가고 나서


‘우리 형님의 할부지의 9촌 동생의 손자인기라.’

라고 관계가 형성되었다.

.

원래의 비전보다는 혈연이,

처음의 생각보다는 지위가

더 중요한 세상에서

개인기를 발휘하며 일을 한 아버지가 보기에

소위 ‘과거시험’에 합격한 사람의 인생은

얼마나 대단해 보였을까 싶다.


아버지의 9번째 기일이다.

‘범죄와의 전쟁’을 보며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고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을 진행하셨을지 싶다.

나는 지금 얼마나 편한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나. 하는 꼰대스러운 생각을 해 본다.

 

아버지와 있으면 이야기하기 바빠서

아버지와 찍은 사진이 많이 없다.

올리려고 보니 군대 외출 나와서

찍은 사진밖에 없다.

지금의 나와 많이 다르다 ㅋㅋ


제사를 지내고

아버지를 생각하며

영화를 보았다.


영화 속의 최민식 이름이 ‘현’ 자로 끝나는 걸 봐서

경주 최 씨 충렬공파 39대손, 현자 돌림인가.

싶기도 하다 ㅎㅎㅎ #2022_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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