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알아가기 시작할 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맛있네요.’
‘저랑 잘 맞네요.’
‘좋아요.’
등의 소위 ‘퉁 치는 말’ 이다.
이런 말을 하지 않고 어떻게 맛을 표현하냐고 하면
한 장의 종이를 보여준다.
‘플레이버 휠’ 이라고
곡물맛 부터 자몽맛까지 다양하게 적힌
그림을 보여준다.
다시 커피를 마시고
이 이미지를 보면서 어떤 맛이 나는지
최소한 세 가지를 표현하라고 한다.
온갖 생각을 하면서 맛을 표현한다.
그림을 보다보니
그저 맛있고/맛없었던 커피에서
포도맛이 나는 것도 같고
자몽맛이 나는 것도 같다.
끝맛이 체리인 것도 같다.
커피를, 와인을 마시는 것을 취미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플레이버 휠을 보며 커피 혹은 와인맛을
표현하려고 애쓰다보면
왜 그 음료들을 마시는 게 취미가 되는지
어렴풋이 알 수가 있다.
커피맛을, 와인맛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커피나, 와인을 많이 마셔보기도 하겠지만
자몽을, 포도를, 체리를 먹어봐야 한다.
거기서 무슨 맛이 나는지 알아야
그 맛이 난다고 말할 수 있을테니까.
자연스럽게 미각이, 삶이 확장되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얼마나 확장되었는지
에르메라 다크를 로스팅하고나서
쇠고기 향이 나는 것 같아서
놀란 적이 있다.
삶에서 직면하는 감정들, 미각을
퉁 치지 않고
세심히 표현하려고 애쓰게 만들어주는
음료라고 생각한다.
커피 혹은 와인이.
쇠고기 향이 났던 에르메라 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