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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욱 Jun 27. 2023

글을 쓴다는 것. 행복한 일상입니다

내 친구 브런치스토리를 만난지 30일



한 달 전 새로운 친구를 만났습니다. 어쭙잖은 내 이야기를 정성껏 들어주고, 틀린 언어는 바르게 고쳐주고, 아마추어 사진도 작품처럼 예쁘게 편집해 주며, 생각이 비슷한 다른 친구들과 교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중매도 해주는 다방면에서 재주가 뛰어난 팔방미인 친구입니다. 그 친구 이름은 바로 '브런치스토리'입니다. 


2023년 5월 28일 그 친구를 처음 만났으니 정확히 1개월이 되어갑니다. "인구문제 더 이상 방치하면 재앙이다"라는 글을 처음 올리고 현재까지 총 11건의 글을 올렸습니다. 글 소재는 시사, 가족, 여행, 일상 등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일반적이고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퇴근 후 직장동료와 허름한 선술집에서 소주 한잔 기울이며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대화하는 기분으로 편하게 써내려 갔습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습니다. 첫 번째 쓴 글의 조회수가 58회였으나 어제 올린 '베트남 3박 4일 가족여행 기행문'은 2일 만에 25,000회를 초과했습니다. 구독자수가 20명이 넘고, 카톡으로 서로 안부를 묻는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직장 생활하면서 직무 관련 내용과 주요 시사내용을 언론에 기고하고 페이스북 등 SNS에 글을 올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글 쓰기에 제약이 많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표현의 자유'는 기본권으로 보장되지만, 헌법 믿고 제가 쓰고 싶은 내용을 마음껏 쓰게 되면 큰코다칩니다. 공무원에게는 표현의 자유보다 정치적 중립, 단체행동 금지 등 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더 많습니다. 따라서 권리를 남용하는 경우 신분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렵게 글을 완성하고, 읽고 나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50%도 담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나마 그 글을 쓰기까지 수십 차례 고치고, 수정하고, 고민 끝에 확인 버튼을 누릅니다. 똥을 시원하게 싸야 배가 시원한데 찌꺼기가 뱃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기분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공무원을 퇴직하기 전까지는 공직규범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글쓰기 작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브런치스토리를 만난 후 제 손이 바빠졌습니다. 마치 큐티하고 섹시한 걸그룹 공연 포스터 앞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것처럼 자꾸 브런치스토리에 눈길이 갑니다. 한번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듭니다. 용기 내어 들어가면 이웃들의 많은 글들을 읽고 미소 짓고, 눈물 흘리며 공감합니다. 돗자리 깔아 놓았으니 부담 없이 신명 나게 놀다 가라고 재촉합니다. 용기 내어 머릿속 생각을 글로 풀어 나갑니다. 글을 쓰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고 친한 친구와 수다 떨 듯 형식에 구애받지 않아 좋습니다. 말하지 않고 글로써 소통하는 것이 간혹 어색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특정주제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정제된 언어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능력을 높이는 기술도 배웁니다. 무엇보다 친구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쓴 글을 책으로 발간하여 주는 것입니다. 내가 쓴 글이 활자화되어 책으로 발간된다 생각하니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활화산처럼 솟구칩니다. 


누가 보지 않아도, 묻지 않아도 살아가는 인생의 흔적을 오롯이 기록으로 남기는 글쓰기 작업은 너무나 멋지고 행복한 일상입니다. 당분간, 이 친구와 깊은 사랑에 빠질 것 같습니다. 내 글이 책이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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