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얼굴 운동
"으으으으어어엄므므므으으아아아아아...."
지난주 물리치료 선생님께 배운 얼굴 운동을 하고 있는데 아기가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들어도 기괴한 소리이니 당연하다. [ㅁ] [ㅂ] 등 양순음을 낼 때 특히 눈 밑이 떨린다. 그러니 눈 밑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천천히 입술을 닫았다가 열면서 '마' '미' 등을 발음해보라는 주문을 받았다. '마' 발음을 내려면 일단 입술을 닫아야 한다. 입술을 닫을 때도 눈 밑이 조이기 때문에 아주 천천히 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첫 줄에 적은 것과 같은 아주 기괴한 소리를 내게 된다.
아기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운동을 틈나는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얼굴 근육은 좁은 공간에 서로 다른 여러 근육이 층층이 레이어로 쌓여있어 분리해서 움직이는 것이 매우 힘들다. 정확히 타깃 근육만 움직일 수 있도록 작게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성격 급한 나는 이게 너무나도 어려웠었는데, 최근에 다시 PT수업을 받으면서 얼굴 근육 운동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양쪽 눈꺼풀이 감기는 속도가 비슷하게끔 눈을 천천히 깜빡일 때마다 눈으로 2kg 덤벨을 들고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를 한다고 상상한다. 입술을 모을 때면 환측 볼굴대 지점에 손가락을 대고 슬쩍 밀어서 대칭을 맞춰주고 천천히 입술에 힘을 푸는 데, 랫풀다운을 할 때 PT 선생님이 당기는 것을 도와주고 올릴 때는 나 혼자 버티면서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대입을 해본다.
그 전에는 사실 얼굴 운동을 할 때마다 화가 치밀었었다. 건강한 왼쪽 얼굴과 선명하게 대비가 되니까 대체 왜 저렇게 움직이지 못하는지 답답하기만 했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아예 거울을 보기 싫어서 자가운동을 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몸 근육 키우는 것에 대입을 해보니까, 환측 얼굴 근육의 가동범위가 작다는 사실 그 자체를 인정하고 살살 달래가면서 운동하는 데에 집중하게 된다. 자칫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든 랫풀다운이든 잘못된 자세로 하거나 무리하게 무게를 올렸다가는 승모근만 잔뜩 솟을 수 있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으니까, 얼굴 근육도 엉뚱한 지점이 강화되지 않도록 작고 정확하게 천천히 움직이게 된다.
혹시 나처럼 얼굴 자가운동을 하는 게 괴로우신 분이 있다면, 몸 운동을 통해 일단 근육을 성장시키는 경험을 해보시길 추천한다. (PT 선생님에게 안면마비 환자이니 얼굴과 목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복압을 많이 쓰는 운동은 피해달라고 꼭 사전에 상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