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상식적인 맛있는 된장찌개)
무라카미 하루키는 '나의 자랑은 하지 않는다. 남의 험담을 하지 않는다'를 에세이 쓰기의 규칙으로 세웠다고 한다.
글은 때론 보이지 않는 흉기가 되어 타인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커피 맛에 대한 이야기는 더 그렇다.
맛이란 기본적으로 취향과 주관이라는 전제를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남의 카페 커피 맛을 이야기할 때는 참 조심스럽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맛이라 하여 그 카페의 커피가 맛이 없다고 일반화시킬 수 없고,
내가 좋아하는 맛이라 하여 모든 사람에게 최고 일순 없다.
그러나 우리가 맛있는 된장찌개 집이라고 말할 때를 생각해보자.
"오늘 점심은 맛있는 된장찌개 집에 가자"라고 말한다면 듣는 사람의 머릿속엔 기본적으로 연상되는 '적어도 이런 맛일 거야'라고 생각하는 맛에 대한 상식적인 기준이 있다. 맛있는 된장찌개 맛이 김치찌개 같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의 머릿속에 공통으로 연상되는 맛있는 된장찌개의 맛!
커피에도 그것이 존재한다. 상식적인 좋은 커피의 맛이란 게 말이다.
다시 오사카를 찾았다. 1년 새 4번째 오사카 방문이다.
카페를 다시 찾았고 다시 순위를 매겼다.
커피 맛이나 커피 로스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순위이다.
순수 관광객을 위한 오사카 7대 카페는 또 다른 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6개월 전 방문 시 2등을 차지했던 Lilo Coffee Roasters에게 이젠 1등을 주고 싶다.
여전히 약배전한 '에티오피아 아리차 내추럴(Ethiopia Aricha Natural)'은
서울과 오사카를 합쳐 따라올 가게가 없다.
에티오피아+내추럴+약배전 조합에서 리로 커피 로스터스는 압도적이다.
노르딕 로스팅을 포함한 약배전의 늪에 헤매는 로스터라면 꼭 방문해야 한다.
아쉬운 건, 약배전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강배전 커피는 살짝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Lilo에서는 꼭! 에티오피아 아리차 내추럴 약배전을 마셔라.
빛나는 상큼한 오렌지 향 햇살이 내 온 몸을 적신다
너무 익어 살짝 무르기 시작한 딸기..
입안 가득 씹어 삼킨다
혀 깨물까 두렵다